식탁 위의 인물사

19세기판 홈파밍족, 클로드 모네의 제철 식탁

건강리포터 2025. 8. 11. 00:15

 

“모네가 19세기판 ‘홈파머’였다고?”

캔버스 밖에서 빛난 모네, ‘맛의 인상파’ 식습관

몇 년 전 <나 혼자 산다> 에서 화제가 되었던 샤이니 키처럼

집에서 상추나 방울토마토를 직접 키워 먹는 ‘홈파밍’족 요즘도 많으시죠? 
퇴근 후 흙 만지고, 아침에 바로 따서 샐러드 만드는 그 재미.
그런데 말입니다— 이걸 140년 전부터 실천한 예술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인상파의 거장,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
그는 새벽에 일어나 화실 대신 정원으로 향했고,
아스파라거스·토마토·허브를 직접 따서 아침 식탁에 올렸습니다.
점심과 저녁도 정원과 연못, 그리고 파리 시장에서 건너온 신선한 재료로 완성됐죠.

그림에서 빛과 색을 쫓던 모네는, 식탁에서도 ‘신선함’과 ‘계절의 색’을 집착적으로 쫓았습니다.
오늘은 19세기판 집콕 파머 모네의 정원·식탁·예술이 하나로 이어진 인생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19세기 홈파밍족' 클로드 모네의 식단

🥬정원에서 시작된 하루, 식탁이 곧 갤러리

클로드 모네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됐습니다.
그의 첫 행선지는 화실이 아니라, 지베르니(Giverny) 저택의 넓은 정원과 주방 텃밭이었죠.
요즘 말로 하면 19세기판 ‘홈파밍’ 라이프입니다.

모네는 로즈마리·타임·민트 같은 허브, 아스파라거스·토마토·호박 등 제철 채소를 직접 재배했습니다.
닭과 오리를 길러 신선한 달걀과 육류를 확보했고, 연못에서는 잉어나 송어를 잡았습니다.
이 모든 재료는 그날 점심과 저녁 메뉴로 곧장 올라갔습니다.

아침 식사는 치즈와 허브 오믈렛, 토스트, 수제 잼, 콜드미트, 그리고 노르망디산 사과주(사이더).
식탁 위에는 노란색 리모주(Limoges) 식기와 정원에서 꺾은 꽃이 장식됐습니다.
모네에게 식사는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빛과 색, 향이 어우러진 하루 한 번의 전시회였습니다

 

🍽️ 모네의 식탁 원칙 — 제철·직접·신선

모네의 식탁에는 세 가지 불변의 원칙이 있었습니다.
제철 재료, 직접 재배·확보, 그리고 가능한 한 신선하게.

봄이면 아스파라거스와 완두콩, 여름엔 토마토·호박·가지,
가을엔 노르망디 사과와 배, 겨울엔 양배추와 브뤼셀 스프라우트가 식탁을 채웠습니다.
재료의 1차 공급지는 정원과 연못, 그리고 가금류 우리였습니다.

해산물과 고기는 직접 사냥하거나, 파리 시장에서 가장 신선한 것을 골라 왔습니다.


그는 고기를 손질하는 과정, 채소를 씻는 순간까지 세심하게 챙겼습니다.
그림에서 ‘있는 그대로의 빛’을 포착하듯,
음식에서도 재료 본연의 색과 향을 살리는 것이 모네의 원칙이었죠.

양념은 단출했습니다. 버터·허브·소금·후추.
이렇게만 조리해도 재료가 가진 ‘계절의 맛’은 충분하다고 믿었습니다.
모네의 식탁은 늘 정원 꽃과 세심한 테이블 세팅으로 완성되었고,
그 자체로 작은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 모네가 사랑한 메뉴와 그 이유

모네의 식탁 위에 자주 올랐던 음식들은 그의 성격과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① 아스파라거스

봄이 오면 모네는 가장 먼저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했습니다.
정원에서 바로 꺾어 버터에 살짝 데친 후 소금만 뿌려 먹는 단순한 조리법을 선호했습니다.
그는 “재료의 맛은 손대지 않을수록 빛난다”는 철학을 그대로 실천한 셈입니다.

 

② 허브 오믈렛

아침 식탁의 단골 메뉴였습니다.
정원에서 갓 딴 타임, 파슬리, 쪽파를 잘게 썰어 달걀과 함께 부드럽게 구웠습니다.
노란빛 달걀과 초록빛 허브의 대비는 마치 그의 팔레트를 옮겨 놓은 듯했습니다.

 

③ 타르트 타탱

노르망디산 사과로 만든 이 구운 캐러멜 애플 타르트는 모네 가족과 손님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달콤한 향이 집안을 가득 채우면, 그림을 멈추고 모두가 식탁에 모였습니다.

 

④ 광어 버터소스 구이(Beurre Blanc)

파리 시장에서 신선한 광어를 구해 버터와 화이트 와인, 레몬즙으로 만든 부르블랑 소스를 곁들였습니다.
은은한 향과 담백한 맛이 모네의 정원 채소와 훌륭한 조화를 이뤘습니다.

 

⑤ 피스타치오 케이크

피스타치오의 고소함과 초록빛이 모네의 색채 감각과 맞아떨어졌습니다.
정원 꽃과 함께 테이블 중앙에 놓으면, 하나의 ‘식탁 위 정물화’가 완성됐습니다.

이 음식들은 모두 화려한 기술보다 재료의 신선함과 색감을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모네에게 식사는 그림과 마찬가지로 ‘빛과 색을 담는 작업’이었던 셈입니다.

🪴 모네의 건강과 식습관

모네의 식습관은 전반적으로 건강에 유리한 편이었습니다.
정원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와 허브, 신선한 생선과 가금류,
그리고 제철 과일 중심의 식단은 오늘날에도 ‘균형 잡힌 식사’로 평가받습니다.
육류 섭취도 과하지 않았고, 와인 대신 알코올 도수가 낮은 사과주(사이더)를 곁들였습니다.

 

그러나 말년에 접어들면서 모네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됩니다.
70대부터 백내장 증세, 83세에 오른쪽 눈 백내장 수술에 이어

말년에는 폐암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1926년, 기침과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X선 검사에서 암이 확인됐지만,
가족들은 그에게 병명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모네는 끝까지 붓을 놓지 않았지만,
시력 저하와 호흡 곤란은 작업 속도와 완성도에 큰 제약이 되었습니다.

식습관 덕분에 비교적 장수(86세)했지만,
백내장과 폐암은 식단과 직접적 연관보다는
노령, 유전, 햇빛·자외선 노출, 흡연 등의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모네의 식탁 철학

모네의 식탁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삶의 리듬과 예술적 감각이 담긴 무대였습니다.
그가 보여준 식습관에서 현대인이 참고할 수 있는 인사이트는 분명합니다.

먼저, 제철·로컬 식재료의 힘은 대단합니다.

신선한 채소와 허브, 지역 특산품은 맛과 영양 모두를 살립니다.

'제철 먹기'는 환경에도 이롭고 건강에도 이로우니, 

현대인들의 건강한 먹거리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리고 음식을 예술처럼 대하는 그의 식사에 대한 태도도 본받을만 합니다.

테이블 세팅, 색감, 향기까지 신경 쓰는 식사는 ‘마음 챙김’ 그 자체입니다.
음식이 주는 심리적 만족감은 장기적인 건강에도 긍정적입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삶의 품질을 결정합니다.”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가요?

모네처럼 제철 재료를 직접 만지고, 계절의 색을 느끼며,
한 끼를 작품처럼 대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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