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인물사

19세기판 팔레오 다이어트, 월트 휘트먼의 육류 중심 건강법

건강리포터 2025. 8. 11. 09:00

팔레오 다이어트를 150년 먼저 실천한 시인, 월트 휘트먼

– 19세기판 팔레오 다이어트를 실천한 문학계의 고기 덕후

아침에 굴, 점심에 레어 스테이크…

이게 헬스 유튜버 얘기라면 고개를 끄덕이겠죠.
그런데 이 식단의 주인공이 미국 문학사에 길이 남은 대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1819~1892)이라면 어떨까요?

『풀잎(Leaves of Grass)』의 저자로 민주주의와 인간의 자유를 노래한 그가,

정작 자신의 식탁에선 채소와 곡물을 밀어내고 육류와 고단백 식사에 집착했습니다.


심지어 그의 아침 메뉴는 신선한 굴과 붉은 고기.

현대 인기 식단인 ‘팔레오 다이어트’를 150년 먼저 실천한 셈이죠.

오늘은 이 독특한 식습관 뒤에 숨은 건강 철학과

주변을 놀라게 한 월트 휘트먼의 고기 중심 라이프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월트 휘트먼의 육식식단

🥩 문학 거장의 식탁, 고기 천국

월트 휘트먼은 시만큼이나 자신의 식단에도 뚜렷한 철학이 있었습니다.
그의 건강 칼럼 『Manly Health and Training』에는 이렇게 적혀 있죠.

“주요 식단은 육류가 되어야 하며, 그 외는 배제하라.”

 

그는 붉은 고기, 특히 기름기 없는 레어 비프(rare lean beef)를 최고의 음식으로 꼽았습니다.
양고기(lean mutton)도 번갈아 먹었지만,

버터·기름·케첩·후추 같은 양념은 멀리했습니다.
심지어 감자, 양배추, 오이 같은 채소와 곡물도 ‘건강에 불필요하다’며 피했습니다.

이런 철저한 육류 중심식은 당시 미국에서도 드문 선택이었죠.
친구이자 자연주의 작가였던 존 버로우스(John Burroughs)

“곡물과 과일을 좀 먹어라”며 걱정했지만, 휘트먼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에게 건강은 ‘다양성’이 아니라, 단순하고 강인한 영양 공급에서 나온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의 하루는 아침부터 강렬했습니다.
굴과 레어 스테이크로 시작해, 점심과 저녁에도 고기 위주로 식사를 이어갔죠.
마치 19세기판 ‘헬스보디빌더 식단’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습니다.

 

🍖 고단백 식사가 만든 휘트먼의 체력과 이미지

휘트먼의 육류 중심식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건강과 남성다움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는 시인, 연설가, 사회 운동가로서 하루를 보내기 위해 강한 체력과 성량이 필요했죠.
붉은 고기는 그가 믿는 가장 확실한 에너지원이었고,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해 장거리 걷기와 야외 활동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그는 목소리를 많이 쓰는 직업군―가수, 연설가, 설교자―에게

육류 섭취를 강력히 권했습니다.
지방이 적은 살코기가 목의 힘과 맑은 울림을 지켜준다고 믿었죠.


실제로 그는 60대에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강변을 걷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활발히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고기 일변도의 식단은 한계도 있었습니다.
채소와 곡물 섭취를 최소화한 탓에,

장 건강과 미량 영양소 보충에는 취약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당시에는 영양 균형 개념이 미흡했지만,

현대 영양학적 관점에서 보면 비타민과 섬유질 부족이 면역과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철학을 꺾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식사가 강한 몸을 만든다”는 신념은,

그의 문학과 삶 전반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였으니까요.

 

🩺 고기 사랑과 말년의 건강

월트 휘트먼은 50대 초반까지는 비교적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1873년, 뇌졸중(중풍)으로 왼쪽 몸이 마비되는 큰 건강 위기를 겪었죠.
이후 그의 활동량은 줄었고, 신체 회복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휘트먼의 육류 편중 식단이 회복 속도를 늦췄을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채소와 곡물에서 얻는 항산화 성분과 섬유질 부족이

혈관 건강과 회복력에 불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휘트먼은 여전히 고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침 굴과 붉은 고기, 양념 없는 살코기 위주의 식단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친구들이 다른 음식을 권해도 “나는 내 몸을 잘 안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1892년, 72세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평균 수명이 훨씬 짧았던 시대를 고려하면 장수한 편에 속했지만,
말년의 건강은 완전한 회복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병상에서도 글을 쓰고 손님을 맞으며,

육체적·정신적 강인함을 끝까지 유지하려 애썼습니다.

 

🔍 팔레오 다이어트의 19세기 버전?

휘트먼의 육류 중심 식단은 오늘날의 팔레오 다이어트(Paleo diet)와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가공식품과 곡물을 배제하고,

단백질과 지방이 적은 살코기·해산물을 주로 먹으며,

조리와 양념을 최소화하는 철학이죠.
그는 150년 전 이미 “자연 그대로, 단순한 음식”을 강조했고,

이는 현대 웰빙 식단의 핵심 원칙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대 영양학의 시선으로 보면, 그의 식습관에는 양날의 검이 존재합니다.

1. 장점
- 고단백·철분·아연·비타민 B12가 풍부해 근육 유지와 체력 증진에 유리
- 가공식품과 과도한 나트륨·당분 섭취를 피한 점
- 규칙적인 생활·야외 활동·운동을 병행한 점
2. 단점
- 단점채소·곡물 섭취 부족 → 비타민 C·K, 식이섬유 결핍 가능성
- 지나친 단일 식품 의존은 장 건강과 미세 영양소 균형에 불리
- 뇌혈관 건강에 필요한 항산화 성분과 불포화지방산 섭취 부족 가능성

 

현대 팔레오 다이어트는 다양한 채소·과일, 견과류, 건강한 지방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조정되지만,
휘트먼은 훨씬 극단적인 ‘육류 편향’ 버전을 실천했습니다.

결국 그의 식단은 강인한 체력과 남성다움의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회복력과 장기 건강 면에서는 일부 취약성을 안고 있었던 셈입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균형이 없다면 아무리 좋아도 약점이 된다 

월트 휘트먼의 식탁은 붉은 고기와 굴로 대표되는 극단적 육류 중심식이었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 강한 체력과 에너지를 유지했고,

시와 연설을 뒷받침하는 목소리와 활력을 얻었습니다.
가공식품과 과도한 양념을 피하는 태도,

규칙적인 생활과 야외 활동의 결합은 오늘날에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채소·곡물·다양한 영양소를 배제한 식단은

장기적인 건강 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현대의 팔레오 다이어트가 균형 잡힌 버전으로 진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가요?

무엇을 먹느냐만큼,

그 음식이 당신의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함께 생각해 보세요.
강인함을 만드는 식단이라도,

균형이 없다면 그 힘은 오래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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