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부터 끊고 접종은 나중? 그 순서가 문제예요다음 달 하노이행 티켓을 결제하고 나서야 검색창에 '해외여행 전 예방접종'을 쳐 보는 경우가 많아요. 문제는 백신이 몸 안에서 일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대부분의 백신은 접종 후 항체가 올라오는 데 2주 안팎이 걸려요. 2회 접종이 필요한 종류도 있고요. 서류는 더 빡빡합니다. 황열 예방접종 국제증명서는 접종 10일이 지나야 효력이 생기고, 사우디 성지순례용 수막구균 4가 백신도 출국 최소 10일 전 접종이 조건이에요1). 출국 일주일 전에 보건소 문을 두드리면 주사는 맞아도 서류가 못 따라옵니다.그래서 순서를 바꿔야 해요. 접종 확인의 적기는 출국 직전이 아니라 항공권 결제 직후입니다.여행지보다 내 접종 기록을 먼저 봅니다의외지만 해외에서 여행자..
예전에 맞았는데 왜 또 맞으라고 할까유학 준비로 서류를 떼러 갔더니 수막구균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받습니다. 초등학교 때 맞은 기억이 있어서 기록을 찾아봤는데, 병원에서는 다시 맞아야 한다고 해요.기록이 잘못된 게 아니에요. 수막구균 백신 종류 접종 간격을 이해하면 이 상황이 정리됩니다. 이 백신은 한 번 맞고 평생 가는 종류가 아니거든요.게다가 '수막구균 백신'이라는 이름 아래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들어 있어요. 하나를 맞았다고 다른 하나가 커버되지 않습니다.💡 알아두면 좋아요 수막구균은 균 표면 다당류에 따라 A, B, C, W, X, Y로 나뉘어요. 백신은 이 혈청군을 표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떤 군을 겨냥한 백신인지가 곧 무엇을 막아 주는지가 됩니다. 4가와 B형, 이렇게 다릅니다B형 다..
같은 목 뻣뻣함이었는데, 결과가 갈렸어요기숙사 같은 방을 쓰던 두 사람이 같은 주에 두통을 호소했어요. 한 명은 사흘 앓고 일어났고, 다른 한 명은 그날 밤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둘 다 진단명은 수막염이었어요. 수막염이라는 한 단어 안에 경과가 전혀 다른 병들이 들어 있거든요. 그래서 세균성 수막염 바이러스성 구분이 첫 번째 갈림길이 됩니다.이 구분은 최종적으로 뇌척수액 검사로 확정해요. 하지만 검사실에 가기 전, 집에서 알아챌 수 있는 신호가 분명히 있습니다.💡 알아두면 좋아요 수막(meninges)은 뇌와 척수를 감싼 얇은 막 세 겹이에요. 이 막에 염증이 생기면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막이 당겨져서, 두통과 목 뻣뻣함이 함께 오는 거예요. 세균성과 바이러스성, 이렇게 갈립니다두 수막염은 원인부터 ..
밤 열한 시, 허벅지에 없던 점이 보였다면해열제를 먹였는데 열은 39도에서 내려올 기미가 없어요. 잠옷을 갈아입히다 허벅지 안쪽에 붉은 좁쌀 같은 점 서너 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녁에 씻길 때는 분명 없던 자리예요.이때 검색창에 가장 많이 입력되는 말이 수막구균 발진 유리컵 확인법이에요.투명한 컵 하나면 5초 안에 답이 나오거든요.먼저 마음이 놓이는 사실 하나. 열이 나면서 이런 점이 생긴 아이 1,329명을 추적한 영국 연구에서 실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으로 확인된 건 19명, 약 1%였어요.1)그런데도 이 검사를 알아 둬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그 1%는 하루 안에 결과가 갈리니까요.수막구균 초기 발진은 왜 눌러도 사라지지 않을까보통 발진은 피부 속 혈관이 넓어지면서 붉게 보이는 거예요. 유리컵으..
다낭에서 돌아온 다음 날 밤이었어요. 38도가 넘는 열에 해열제를 먹고 누웠는데, 이상하게 허벅지가 욱신거리고 이불 속 발끝은 얼음장이었어요. "독감인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쉬운 순간이죠.그런데 수막구균 초기 증상은 바로 이런 모습으로 시작할 수 있어요. 독감과 구분하는 기준을 알면 병원에 가야 할 타이밍이 몇 시간 빨라져요. 이 병에서는 그 몇 시간이 결과를 가를 수 있어요.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 증상, 왜 독감과 헷갈릴까처음 몇 시간은 둘 다 비슷해요. 갑자기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쑤셔요. 영국에서 16세 이하 환자 448명의 발병 과정을 거꾸로 추적한 연구에서도, 대부분은 첫 4~6시간 동안 흔한 감기 몸살 같은 증상만 보였어요.¹⁾차이는 속도에서 벌어져요. 같은 연구에서 많은 아이가..
출국 일주일 전, 캐리어를 펼쳐 놓고 여권을 챙기던 밤이었어요. 휴대폰에 뜬 알림 한 줄이 손을 멈추게 했죠. "베트남 여행 후 고열, 몇 시간 내 사망할 수도." 낯선 이름,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 유행 소식이었어요.한국인이 즐겨 찾는 일본과 베트남 이야기였어요.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왜 지금, 왜 그 나라인지 알면 챙길 것이 보여요.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 요즘 갑자기 늘어난 이유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은 수막구균이라는 세균이 혈액이나 뇌를 감싼 막까지 파고드는 병이에요.기침이나 컵 나눠 쓰기 같은 가까운 접촉으로 옮을 수 있고, 치료를 받아도 치명률이 10~15%에 이르러요.그런데 왜 하필 요즘일까요? 답은 코로나19 이후의 반등이에요.마스크와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때는 이 병도 함께 사라지다시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