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가 넘으면 병원 대기실 포스터가 하나씩 늘어요. 대상포진, 폐렴구균, 그리고 올해는 RSV까지요. RSV 백신 60세 이상이라는 문구를 보면 "나도 맞아야 하나" 싶은데, 비급여라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워요.답은 나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아요. RSV 백신 접종 대상은 나이, 지병, 생활환경 세 가지로 갈리고, 이 셋만 확인하면 우리 부모님이 지금 맞을 차례인지 보여요.RSV 백신 60세 이상 허가와 권고는 달라요먼저 숫자 두 개를 나눠서 봐야 해요. 60세는 식약처가 정한 '맞을 수 있는' 나이고, 학회가 '맞으라고 권하는' 기준은 따로 있어요.대한감염학회는 2026년 개정 가이드라인에서 75세 이상은 전원, 50~74세는 만성질환이 있는 RSV 고위험군에게 1회 접종을 권했어요. 그러니 RSV 백신..
독감 주사를 맞으러 간 의원 접수대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수 있어요."RSV 백신도 같이 맞으실래요?" RSV 백신 독감 동시접종이라는 말이 낯설어서 일단 독감만 맞고 나오는 분이 많아요.올해는 질병관리청이 독감 유행주의보를 작년보다 한 달 이상 빨리 냈어요. 호흡기 바이러스가 일찍 돌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고, 곧 RSV 유행 시기도 다가와요. RSV 독감 백신 차이부터 RSV 백신 독감 동시접종이 괜찮은지까지 차례로 풀어볼게요.RSV, 아기 감기인 줄만 알았다면RSV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의 줄임말이에요.두 돌 전 아기 대부분이 한 번은 거치는 흔한 바이러스라 '아기 감기'로 알려졌어요.반전은 어른 쪽에 있어요. 미국에서 네 번의 겨울을 추적한 연구에서..
흑사병 시리즈를 쓰는 내내 범인 자리에는 쥐가 앉아 있었어요.그런데 마지막 편을 준비하며 보니, 쥐가 옮기는 감염병은 페스트 하나가 아니었어요.같은 쥐가 상황에 따라 무기를 바꿔 들거든요. 무기는 모두 세 가지예요. 오늘은 이 세 무기를 하나씩 해부해 볼게요.쥐가 옮기는 감염병, 무기가 세 가지예요쥐가 옮기는 감염병은 대부분 쥐가 직접 무는 게 아니라 쥐가 남긴 흔적으로 옮아요. 흔적의 종류가 곧 병의 이름을 가르죠.벼룩: 쥐 몸의 벼룩이 사람을 물면 페스트배설물 먼지: 마른 똥오줌이 먼지로 날려 숨에 섞이면 신증후군출혈열오염된 물: 쥐 소변이 섞인 물이 상처에 닿으면 렙토스피라증 우리나라는 페스트 자연 발생지가 확인된 적이 없어요. 그래서 한국 가을에 실제로 조심할 건 나머지 두 가지고, 쯔쯔가무시증..
세계사 시험 문제 하나."흑사병이 유럽을 휩쓴 세기는?" 정답은 14세기, 동그라미를 받았죠.그런데 "흑사병은 언제 끝났나?"라는 문제가 나오면 정답 칸은 비워 둬야 해요.흑사병 지금도 발생하는 병이거든요.교과서가 마침표를 찍은 곳에 사실은 쉼표가 찍혀 있었던 거예요.흑사병 지금도 발생, 끝난 적이 없는 병숫자부터 볼게요. 세계보건기구(WHO) 집계로 2010~2015년 6년 동안 전 세계 3,248명이 페스트에 걸렸고 584명이 숨졌어요. 흑사병 지금도 발생한다는 증거로 충분하죠. 해마다 500명 넘는 사람이 '중세의 병'을 앓은 셈이에요. ⚠️ 반전 사실 흑사병은 사라진 게 아니라 숨어 있어요. 야생 설치류 사이에서 조용히 돌다가, 사람과 마주치는 순간 다시 이름을 드러내요.이번 달 러시아 이르쿠츠..
몽골 여행 사진첩마다 빠지지 않는 주인공이 있어요.굴 앞에 두 발로 서서 두리번거리는 마멋인데, 사실 이 녀석이 페스트균에게 방을 내준 하숙집 주인이에요.그렇다고 몽골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몽골 여행 페스트 예방 수칙은 의외로 단순하거든요. 출발 전, 현지, 귀국 후 순서대로 다섯 가지만 챙기면 돼요.몽골 여행 페스트, 왜 하필 초원일까페스트균은 사람보다 마멋을 훨씬 좋아해요.마멋 몸에 사는 벼룩이 세입자처럼 균을 옮기고 다니는데, 몽골에서 벼룩에서 찾아낸 페스트균의 셋 중 둘이 마멋 벼룩에서 나왔어요.¹⁾ 몽골 국토의 약 4분의 1이 페스트 자연 발생지로 분류될 정도예요.¹⁾ 올해도 조용히 지나가지 않았어요. 7월 몽골 서부 호브드에서 마멋 고기를 먹은 뒤 의심 환자가 나왔고, 몽골 당국은 21개 도..
몽골 초원 캠핑을 다녀온 지 사흘째 밤, 샤워하다 겨드랑이에서 메추리알만 한 멍울이 만져져요.누르면 욱신거리고, 몸은 으슬으슬 열이 올라요.이럴 때 필요한 게 림프절 페스트 폐페스트 차이예요.같은 흑사병인데 하나는 옆 사람에게 거의 옮지 않고, 다른 하나는 기침 한 번이 문제가 되거든요.오늘은 탐정처럼 단서 4개로 둘을 가려 볼게요.흑사병 초기 증상, 둘 다 고열로 시작해서 헷갈려요처음 하루 이틀은 림프절 페스트와 폐페스트가 거의 쌍둥이예요.갑자기 치솟는 고열에 오한과 두통이 따라오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늘어져요. 흑사병 초기 증상만 보면 독한 몸살과 구분하기 어려워요.¹⁾ 전문가들도 헷갈려요. 2017년 마다가스카르 유행 때 폐페스트로 신고된 1,878명 가운데 검사로 확인되거나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