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인물사

아이돌보다 더 혹독한 주디 갈랜드의 체중강박

건강리포터 2025. 8. 10. 09:00

 

무지개 너머 행복보다는 체중강박에 시달렸던 도로시? 

– ‘오즈의 마법사’ 주디 갈랜드의 할리우드 극단 다이어트 식단

 

요즘도 그런 말, 자주 하죠?

“아이돌은 사람 몸이 아니야…”
“저 다리는 대체 뭘 안 먹으면 나오는 거지?”

 

인스타, 유튜브, 틱톡 속
빼빼 마른 몸매, ‘55사이즈도 통통’이라는 댓글들…
자꾸 비교하게 되는 MZ의 식탁엔
'닭가슴살, 블랙커피, 무염현미, 단백질 셰이크' 같은 단어가 놓입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 몸매 관리’는
지금 시작된 이야기가 아니에요.

90년 전, 헐리우드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 희생자 중 가장 유명한 이름이 있죠.

바로 주디 갈랜드(Judy Garland, 1922.06.10~1969.06.22)
<오즈의 마법사>의 귀여운 도로시로 기억되는 그녀는
10대 시절부터 스튜디오가 관리하는 살인적인 다이어트 루틴을 강요받았습니다.

닭고기 수프 한 그릇, 블랙커피, 그리고 ‘페프 알약’과 수면제.

 

그녀의 삶은 아이돌보다 더 혹독했고,
몸무게는 줄었지만 정신과 건강은 함께 무너졌죠.

과연 그 마른 몸은,
누구를 위한 아름다움이었을까요?

주디 갈랜드의 헐리우드 극단 다이어트

 

🍗 닭고기 수프와 약으로 버티는 하루 – 할리우드 다이어트의 시작

주디 갈랜드가 헐리우드에 처음 입성한 건 불과 13살 때였습니다.
그녀는 너무 귀엽고, 노래도 잘했고, 가능성이 넘쳤죠.
하지만 스튜디오가 본 건 ‘통통한 볼살’과 ‘작은 키’였습니다.

“작고 뚱뚱한 돼지(fat little pig with pigtails)”
– MGM 스튜디오 간부가 그녀를 부르던 말

 

그녀는 성장기임에도 불구하고
닭고기 수프, 블랙 커피, 담배 80개비만 허용된 식단을 따라야 했고,
식욕 억제용으로 ‘페프 알약’(암페타민)을 복용했습니다.
너무 피곤하면 스튜디오에서 다시 깨우고 약을 줬고,
밤엔 수면제를 강제로 투여해 재웠습니다.

영양? 성장?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몸무게’와 ‘지친 상태에서 웃는 미소’만이 그녀에게 요구된 전부였죠.

 

💊 약 먹고 촬영, 약 먹고 잠들기 – 중독은 이렇게 시작됐다

“우리에게 페프 알약을 주면 몇 시간 일하게 하고,
그 후엔 수면제를 주고, 다시 깨우고… 그렇게 72시간을 버텼어요.”
— 주디 갈랜드 회고록 中

 

이런 생활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10대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주디는 늘 약물로 컨디션을 조절해야 했고,
식사보다 먼저 챙긴 건 알약이었습니다.

스튜디오는 그녀의 가슴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납으로 눌러 크기를 줄이는 코르셋까지 착용하게 했습니다.

몸은 계속 망가졌고, 마음도 따라 무너졌죠.

“살이 빠지면 다시 붙을까 봐 밥이 무서웠어요.”
— 주디의 고백

 

그녀는 음식이 아니라 체중계 숫자로 하루를 시작했고,
먹는 게 죄책감이 되며 식이장애, 신경쇠약, 우울증으로 이어졌습니다.

 

⚠️ 체중은 줄었지만, 인생도 함께 줄었다 – 갈랜드의 요절

주디 갈랜드의 체중은 성인이 되어서도 80파운드(약 36kg)에서 180파운드(약 81kg)까지
심하게 요요를 반복했습니다.
페프 알약, 수면제, 술…
그녀는 점점 몸이 아니라 약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갔죠.

사랑도 실패했고, 경력은 기복이 컸으며,
그녀는 여러 차례 자살 시도를 했고, 정신병원에도 입원했습니다.

그리고 1969년, 런던의 한 욕실.
갈랜드는 바르비투르산염 계열 약물을 과다복용한 채 숨진 채 발견됩니다.
겨우 47세였습니다.

부검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장기간의 약물 남용, 간경화, 체내 면역력 저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체중 강박과 약물 루틴이
그녀를 천천히, 확실하게 무너뜨린 것이었습니다.

 

🧠 헐리우드 다이어트의 교훈 – 지금 우리의 거울은 아닌가요?

갈랜드의 시대는 1930~40년대였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겪은 일은 지금 우리의 삶과도 멀지 않습니다.

“한 입이라도 덜 먹으려는 사람들,
굶고 약 먹고 웃으며 찍는 셀카,
체중계에 올라서 하루 기분을 정하는 우리.”

 

지금도 여전히 ‘페프 알약’ 대신 다이어트 보조제가 넘쳐나고,
‘닭고기 수프’ 대신 닭가슴살 도시락이 점심을 대신합니다.

문제는 누구도 건강을 먼저 묻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디 갈랜드는 우리보다 훨씬 일찍
“말랐지만 병든 몸”을 살아내야 했던 선배였죠.

건강하지 못한 아름다움은, 결국 비극입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말랐다고 건강한 건 아닙니다”

주디 갈랜드는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은 강요된 식단과 약물 중독 위에 세워진 허상이었습니다.
그녀는 체중을 유지했지만, 몸도 마음도 모두 무너졌죠.

지금도 우리는 SNS 속 마른 몸을 보며 비교하고,
다이어트 보조제 광고에 유혹당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입니다.

진짜 건강은 숫자가 아닌 삶의 질에서 시작됩니다.
그 누구보다 찬란했던 스타의 비극이
오늘 당신의 식탁에 묻고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식사는 어땠나요?

건강을 위해 먹고 있나요,

아니면 누군가의 시선을 위해 참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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