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은 채식주의자였다?”
– 상추쌈과 호박죽으로 건강을 지킨 조선 실학자의 식탁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 정약용.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쓴 그는 백성을 위한 제도 개혁가로 기억됩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이 위대한 사상가는 ‘채식주의자’에 가까운 식생활을 실천한 인물이었습니다.
버섯과 두부를 칭송하고, 상추쌈의 기쁨을 아들에게 권했으며,
기력이 쇠했을 땐 호박죽 한 그릇에 몸을 회복하기도 했죠.
그의 식탁은 절제와 건강, 그리고 회복의 철학이 깃든 작은 우주였습니다.
자, 지금부터 정약용의 ‘채식과 건강’에 대해 알아볼까요?
📌 채소밭을 직접 가꾼 실천가 — “고기뼈에 치아 흔들릴 일 없다네”
정약용은 채식을 단순한 식단이 아닌, 철학적 실천으로 여겼습니다.
유배지에서 쓴 시문집 『한암자숙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상아와 숙유를 눈 내린 산속에서 먹으니, 보새의 풍정이 이 사이에 있구나.
향기로운 부추로 위장을 깨우니, 딱딱한 고기뼈에 치아 흔들릴 일 전혀 없도다.”
여기서 상아는 뽕나무버섯, 숙유는 두부를 의미합니다.
육류보다 버섯과 두부를 더 풍미 있는 음식으로 바라본 셈이죠.
그는 상추쌈을 특히 좋아했으며, 이를 “잠을 부르지만 빼놓을 수 없는 채소”라며
이를 통해 포만감과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며 기쁨을 느끼는 식물이라 소개했습니다.
그는 채소의 기쁨을 가족과 이웃에게도 나누려 했습니다.
그가 채소밭을 직접 일구고, 고기를 멀리한 삶은 검소함이 아닌 가치의 표현이었습니다.
🥬 “맛있는 음식은 변소에서 사라진다” — 식습관에도 실학이 깃들다
정약용은 음식에 대해서도 실용주의적 시각을 가졌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맛있고 기름진 음식은 결국 변소에서 다 사라진다.
즉, 일시적 쾌락보다는 몸과 마음에 남는 먹거리의 본질을 중시한 것이죠.
당대의 군신들처럼 육류 위주의 과식을 즐기지 않았고,
유배지에서조차 채소 위주의 소박한 식사로 일관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종종 호박죽, 상추쌈, 두부, 부추 등을 식사로 즐겼고,
한때 쇠약했던 몸도 마을 사람이 끓여준 호박죽 덕분에 회복했다는 일화가 남아 있습니다.
정약용에게 음식은 생존의 수단이자, 회복의 기술이었습니다.
💪 중풍과 치통에도 무너지지 않는 채식이 준 회복력
정약용은 말년에 중풍, 치통, 폐 질환 등 노년성 질병을 겪었지만,
크게 병치레 없이 75세까지 장수했습니다.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그의 채식 위주의 식단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주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소화 부담 적고, 신진대사와 노폐물 배출에 유리
- 풍부한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으로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기여
- 유배지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체력을 유지한 원동력 중 하나
물론 만년에는 중풍 등 질병으로 고생했지만,
지속된 채식과 절제된 식생활이 질병의 악화를 억제한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 밥상머리에서 품격이 갈린다
정약용에게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의 본성을 드러내는 거울이었습니다.
“사람을 알고 싶거든, 밥 먹는 모습을 보라”는 그의 말처럼
말과 행동은 꾸밀 수 있어도, 밥상 앞에선 진심이 드러난다고 봤죠.
수저를 드는 자세, 반찬을 고르는 손끝, 식사 예절까지—
이 모든 행위에는 그 사람의 인내심과 교양, 절제력이 담깁니다.
정약용은 소박한 식사 속에서도 인간의 격을 읽어냈습니다.
좋은 자리를 양보하는 이, 조용히 나누는 이에게선
겸손함과 따뜻함을,
좋은 반찬만 고르거나 급하게 먹는 이에겐 탐욕과 조급함을 봤죠.
그에게 음식은 단지 영양이 아니라,
삶과 인격을 비추는 철학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맛있고 기름진 음식은 변소에서 사라진다”
정약용은 누구보다 생각이 깊은 실학자였지만,
그의 식탁은 언제나 단순하고 소박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채소를 키우고,
두부 한 모와 상추쌈의 기쁨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정약용의 소박한 식생활은 요즘 현대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 요즘, 너무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해지지 않으셨나요?
- 마음이 지칠 때, 오히려 단순한 음식이 위로가 된 적 없으신가요?
- 고기가 아닌 채소가 주는 몸과 마음의 정화를 느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가요?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음식이 몸과 마음에 어떤 여운을 남기는지 생각해보세요.
정약용의 식탁처럼,
소박하지만 내면을 살찌우는 음식,
그것이 진짜 건강한 삶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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