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인물사

'고기덕후, 당중독자' 세종대왕의 궁중 식단 습관

건강리포터 2025. 7. 24. 15:18

“세종대왕은 당뇨 환자였다?”

– 고기와 단맛으로 가득했던 조선 최고 군주의 은밀한 건강 비화

"하루 한 동이 넘는 물, 고기 위주 식단, 그리고 운동 거부"

이게 누구 라이프스타일일까요? 현대의 당뇨 고위험군? 아니요. 바로 조선의 4대 왕 세종대왕입니다.

조선 4대 왕 세종(世宗, 1397~1450). 세종은 '한글 창제의 아버지', '민본주의 성군'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찬란한 업적과 달리 그의 건강은 찬란하지 못했죠. 

헬스오타쿠에 건강음식만을 찾았던 정조와는 정반대로

세종은 운동 싫어하는 고기덕후에 단맛중독자였던 '당뇨병 환자'!

어쩌면 현대인의 식습관을 그대로 투영하는 것 같은 조선 최고의 왕, 세종대왕의 식탁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단맛중독자이자 고기덕후였던 세종대왕

📌 실록에 남겨진 '소갈증의 흔적'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은 38세경부터 "물을 자주 마시는 병"에 시달렸습니다.

43세에는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이 "한 동이 이상"이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요.

"지난밤에도 목이 말라 물을 그치지 못하더니…" — 『세종실록』

 

왕이 직접 호소한 이 증상은 단순한 갈증이 아닙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당뇨병의 3대 증상 중 하나인 '다음(多飮)'의 전형적인 모습이죠.

당시에는 이를 '소갈(消渴)증'이라 불렀는데, 말 그대로 "목이 말라 물을 많이 마시는 병"이라는 뜻입니다.

세종은 단순히 물만 많이 마신 게 아니라, 소변을 자주 보고(다뇨), 체중이 감소하는(다식) 증상까지 보였어요.

30세 이전에 허리둘레가 줄어들었다는 기록도 있죠.

오늘날로 치면 '2형 당뇨병'의 전형적인 초기 증상들이었습니다.

 

🍯 세종의 궁중 식단, 고기와 단맛의 천국

그런데 세종은 왜 당뇨에 걸렸을까요?

세종은 "고기 덕후"로 유명할 정도로 고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아버지 태종은 상중에도 고기를 먹지 못하는 세종을 위해 "상중에도 세종이 고기를 먹게 하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였죠.

더 놀라운 건 세종의 단맛 사랑이었어요.

또한 세종은 꿀, 엿, 과일 절임, 각종 떡류를 즐겨 찾았고,

특히 업무가 많은 날에는 단맛으로 피로를 달래는 습관이 있었다고 해요.

궁궐의 수라상이 온갖 진미로 가득했던 시절, 세종의 식탁은 육류와 당분의 조합이었습니다.

현대 영양학으로 보면 고혈당을 유발하는 최악의 식단 조합이죠.

더욱이 세종은 운동을 극도로 기피했어요.

무인 기질의 아버지 태종이 “몸이 비대하니 좀 걷고 몸도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세종은 독서와 연구에 몰두하며 신체 활동은 피했습니다.

운동 부족 + 고칼로리 식단 = 현대에도 익숙한 당뇨병 리스크의 조합이죠.

 

💔 당뇨 합병증, 몸을 서서히 무너뜨리다

세종은 40대에 접어들며 몸 곳곳에 이상을 호소합니다.
“다리가 아파 오래 걷지 못한다”, “눈이 침침하다”, “소변에 이상이 있다”는 기록이 이어지는데요,
이는 현대의학 기준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다리 통증: 당뇨성 신경병증 또는 말초동맥질환
  • 시력 저하: 당뇨망막병증
  • 요로감염 반복: 소변에 당이 배출되며 세균 번식 증가 (당시에는 이를 '임질'이라고 불렀음)

한 어의는 이렇게 기록했어요.

“대왕마마께서는 혈관이 온전치 못하시어 작은 상처도 쉽게 낫지 않사옵니다.”

 

지금 의사에게 가면 "당뇨병성 혈관 합병증" 또는 "말초동맥질환" 진단을 받았을 법한 정황입니다.

이는 결국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당뇨 합병증의 전형적 경로죠.

단맛이 강한 궁중 다과

😔  달콤한 중독이 만든 비극

세종은 스스로도 몸의 이상을 느끼고 있었지만, 일부 병증에 대해 스스로 증상을 기록하며 한약을 복용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절제력이 식탁 앞에선 무너졌다는 것.

하루 3시간만 자고 업무를 보는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 상황에서,

음식이 그나마 그에게 유일한 위안이자 탈출구였겠죠.

그는 이렇게 말한 적 있어요. "몸이 쇠약해짐을 느끼나 하고자 하는 일이 많다."

조선의 최고 권력자가 스스로 내뱉은 이 말엔, 그의 의지와 몸의 한계 사이의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결국 그는 1450년,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사인은 명확히 적혀 있지 않지만,
현대 의료진은 그의 사망 원인을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심신 쇠약으로 추정합니다.

 

당뇨병은 때로는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립니다.

세종의 사례는 방치된 당뇨병과 잘못된 식습관이 어떻게 한 사람의 수명을 단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역사적 사례입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단맛은 달콤하지만, 결과는 쓰다”

세종은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군주였지만, 음식 앞에서만큼은 절제할 줄 몰랐던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그의 식단과 질병은 오늘날에도 많은 경고를 줍니다.

 

  • 단 음식, 너무 자주 찾고 있진 않으신가요?
  •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고 있진 않으신가요?
  • 정기검진, 너무 오래 미루고 계신 건 아닌가요?

 

💡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까요?

무엇을 먹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음식이 10년 후 당신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해보세요.

세종대왕의 찬란한 업적은 영원히 기억되겠지만, 그의 건강 관리 실패 또한 우리에게 값진 교훈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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