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인물사

‘스트레스 만렙 왕’ 숙종의 보양식 생존기

건강리포터 2025. 7. 27. 00:10

“숙종은 조선판 직장인 같았다?”

– 불규칙한 식사, 야근, 화병… 그리고 보양식으로 버틴 군주

불규칙한 아침식사,

이메일 확인하다 놓치는 점심,

퇴근 후 허겁지겁 먹는 늦은 저녁...
이 풍경이 낯설지 않다면,
당신은 300년 전 조선 제19대 왕 숙종(肅宗, 1661~1720)과 비슷한 루틴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숙종은 흔히 ‘정치의 고수’로 알려져 있지만,

신체적으로는 지독하게 피로한, 병을 달고 사는 직장인형 왕이었습니다.
만성 스트레스, 간질환, 불면증, 만성 피로, 심지어 출혈성 질환까지
각종 현대병의 전시장이나 다름없었죠. 

그는 일을 놓지 못했고, 사람을 의심했고,
한 번 불붙으면 멈추지 않는 다혈질의 성격을 지녔으며,
무엇보다 제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의 식단은 단지 건강을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버티기 위한 생존 도구였죠.

이제부터 그 숙종의 식단과 건강 이야기를 펼쳐보려 합니다.

숙종의 식단

 

🧠 꼼꼼함과 야근형 성격, 숙종의 체질

『숙종실록』에 따르면, 숙종은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적인 군주였습니다.
결정은 빨라야 했고, 미뤄지는 것을 몹시 싫어했습니다.
일을 벌이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렸고, 잠도 깊이 들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고 전해지죠.
기록에 따르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생각이 많아 눈을 감지 못하고, 곧바로 글을 짓고 명을 내렸다”는 대목이 등장합니다.

그의 예민하고 긴장된 성격은 곧장 신체적인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화를 삭이지 못하는 성정은 간 건강을 크게 해치는 요소였죠.

“성질이 지나치게 급하고 의심이 많아 화를 삭이지 못하니, 간에 병이 생긴다.”
— 『조선왕조실록 · 숙종 13년 5월』 중

 

결국 이러한 만성적인 스트레스불규칙한 식습관,
그리고 과로는 숙종의 간 기능 저하로 이어졌고,
그는 젊은 시절부터 크고 작은 질환을 반복해 앓았습니다.

즉위 초부터 황달 증세를 보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후에는 만성 피로, 식욕 부진, 눈병, 수면장애, 그리고 말년에 이르러서는
혈뇨, 코피, 생식기 종기 등 출혈성 증상과 감염성 질환까지 동반되죠.

무엇보다 놀라운 건, 그가 14세 무렵부터 이미 병치레를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곧 평생에 걸쳐 질병과 더불어 살아갔던 군주였음을 보여줍니다.
숙종은 누구보다 왕권을 강하게 만들었지만,
자기 몸을 다스리는 데엔 늘 싸우듯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 숙종의 병력, 현대 의학으로 보면?

숙종의 말년 기록을 보면, 그가 겪은 질환들은 단순히 노쇠함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증상들입니다.
오늘날 의학 기준으로 해석해보면 아래와 같은 질병들이 의심됩니다:

  • 사타구니 종기: 면역 저하, 혈액 순환 문제, 만성 염증
  • 소변 장애와 혈뇨: 방광염, 요도염, 혹은 신장계 감염
  • 기침·소화불량·불면증: 간 기능 저하 또는 간성 뇌병증 증상
  • 코피·시력 저하·피로 누적: 간경변의 말기 합병증 혹은 혈소판 감소증

『숙종실록』 숙종 42년 기록에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기침이 자주 일며, 몸이 식지 않는다”는 구절이 등장하는데요,
이는 간 기능 저하 → 혈액 순환 문제 →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는
만성 간염 또는 간경변증의 전형적인 진행 양상과 유사합니다.

실제로 숙종의 전반적인 병력을 종합해 본 한의학자들과 의사들은
그를 “간에서 시작된 복합성 면역질환자”로 해석하기도 하죠.
몸이 약해서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로와 정서적 스트레스가 면역체계 전체를 약화시킨 결과라는 것입니다.

 

🥣 검은콩·오골계·생강차, 숙종의 생존 전략

그런 숙종이 생을 연명하며 버틸 수 있었던 건
바로 ‘검은색 보양식’한방차 덕분이었습니다.

📌 『동의보감』과 현대 영양학을 기준으로 보면:

  • 검은콩: 식물성 단백질 + 안토시아닌, 간 해독·호르몬 균형 조절
  • 오골계: 단백질·철분 풍부, 체력 회복과 면역력 증진
  • 생강차: 위장 기능 개선, 몸을 따뜻하게 하며 염증 완화 효과

숙종은 생전 검은콩을 기름에 볶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 마셨다는 기록이 있으며,
생강을 끓인 물로 차를 마시거나, 목욕 전 세신용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 식습관은 간 기능 보호와 염증 완화,
그리고 숙종이 늘 시달렸던 피로·스트레스·소화불량을 다스리기 위한 자기 방어 수단이었습니다.

 

💡 성격은 못 고쳐도 식습관은 고칠 수 있다

숙종은 마지막까지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른 채 정사를 살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그가 남긴 건강 습관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 정리해보면 숙종의 건강관리 루틴은 이렇습니다:

  • 보양식은 소량, 꾸준히
  • 검은콩·생강·오골계 중심의 기능성 식단
  • 불면·스트레스에 차(茶)로 대응
  • 출혈·염증을 예방하는 음식 섭취
  • 간 보호에 초점을 맞춘 자기관리

조선왕 중에서도 정치적 성과는 컸지만, 몸은 가장 혹사당한 군주였던 숙종.
그의 식탁은 단순한 보양이 아니라,
과로와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한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보양은 선택이 아니라 방어다”

숙종의 식습관을 들여다보면,
그는 강해서 버틴 것이 아니라,
아파도 버틸 수 있도록 ‘먹는 방패’를 준비했던 왕이었습니다.

요즘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 업무는 늘 늦게까지,
  • 식사는 대충,
  • 커피는 필수,
  • 잠은 얕고 스트레스는 쌓이기만…

그럴수록 숙종의 식단은 말해줍니다.
“보양은 약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약해지기 전에 하는 것이다.”

 

💭 오늘 당신의 식탁엔 ‘보호막’이 있나요?

눈이 피로하다고 느껴질 때,
잠이 안 오고 스트레스가 심할 때,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 몸을 돌보고 있나요?

생강차 한 잔, 검은콩 몇 숟갈, 그리고 따뜻한 죽 한 그릇.
작은 식습관이 큰 방어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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