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나라를 건강으로 다스리다”
– 악귀는 팥죽으로 물리치고, 마음은 차로 다스린 조선 최초의 여성 군주
여러분, “동짓날엔 팥죽 먹어야지!” 하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죠?
팥죽은 단지 겨울 별미가 아닙니다.
예로부터 팥의 붉은 기운은 잡귀와 액운을 쫓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여겨졌고,
그래서 동짓날마다 사람들은 팥죽을 끓여 문지방에 바르고,
온 집안에 퍼뜨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익숙한 풍습, 알고 보면 신라 최초의 여성 군주 선덕여왕(善德女王, 602~647)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녀는 하늘의 별을 읽고 백성의 불안을 보듬으며,
국가의 혼란기를 지혜와 덕으로 이끈 리더였습니다.
그 통치의 한 가운데엔, 뜻밖에도 차 한 잔과 팥죽 한 그릇이 있었죠.
이제부터, 한 그릇의 팥죽으로 나라를 지키고,
차 한 모금으로 악귀를 잠재운 선덕여왕의 건강 철학을 따라가 봅니다.
🔥 지귀 설화와 팥죽의 기원: 악귀를 물리친 붉은 기운
신라에는 유명한 설화가 하나 전해집니다.
바로 선덕여왕과 지귀(志鬼)라는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지귀는 선덕여왕을 흠모해 그 얼굴을 보기 위해 궁 밖까지 따라가지만,
왕의 행차를 방해하는 일은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중죄.
하지만 선덕여왕은 그를 벌하지 않고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깁니다.
지귀는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다 지쳐 죽음에 이르고,
그의 한은 결국 불을 붙이고 다니는 화귀(火鬼)가 됩니다.
신라인들은 그 화귀에 시달렸고, 선덕여왕은 고심 끝에 한 스님의 조언을 듣습니다.
“붉은 팥죽을 집 문에 바르면 화기가 들어오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동짓날 팥죽을 집집마다 바르는 풍습이 시작되었고,
이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전통 건강 주술의 시초가 됩니다.
🍽 소원을 담은 밥상, 신라식 ‘웰빙 플랜’
신라인들은 정월 대보름 ‘오기일(烏忌日)’에
소원 성취 밥상을 차려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빌었습니다.
이 밥상은 단순한 절기 음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염원과 세계관이 담긴 치유식이자 의례식이었죠.
📌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귀밝이술: 수수대로 만든 술, 귀가 밝아져 좋은 소식을 듣는다는 의미
- 까마귀밥: 조·기장·찹쌀을 섞은 국밥을 지푸라기 위에 얹어, 까마귀에게 안녕을 부탁
- 약식(약밥): 찹쌀·꿀·대추·참기름으로 만든 고급스러운 기원 음식
- 팥죽: 붉은 팥의 양기(陽氣)로 음기(陰氣)를 물리친다는 주술적 상징
이 소박하지만 정성 어린 밥상은
백성 모두가 한 해의 건강을 바라고 실천한 건강 문화였고,
선덕여왕 역시 그 정신을 정치에 녹여낸 인물이었습니다.
🍵 차와 송이버섯: 선덕여왕이 선택한 힐링 푸드
선덕여왕 재위 시기인 7세기 중엽, 신라는 당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식문화를 받아들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차(茶)입니다.
📌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 차는 당나라에서 전래되어 선덕여왕 시기 신라 귀족 사이에서 기호품으로 유입
- 이후 흥덕왕 시기(828년)부터 국내 재배 시작
- 선덕여왕 시대에는 귀한 외래음식이자 건강한 음료로 여겨졌습니다
또한, 송이버섯 역시 이 시기 왕실의 귀한 진상품이었는데,
『삼국사기』 선덕여왕 3년(704년) 조에
“송이버섯이 진상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송이버섯은 맛과 향이 뛰어나고,
비타민 D, 셀레늄, 베타글루칸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 피로 회복, 항암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선덕여왕의 ‘건강 정치’와 상징 건축물
선덕여왕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음식뿐 아니라,
하늘의 질서를 읽고, 백성을 안정시키기 위한 상징물들을 남깁니다.
- 첨성대: 천문 관측소이자, “나는 하늘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왕이다”는 권위의 상징
- 분황사: ‘향기로운 임금의 절’이라는 뜻을 지닌 절.
불교를 통해 백성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왕권의 정당성을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
그녀의 정치적 리더십은 민심을 잇는 건강과 기원,
그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음식과 철학으로 표현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건강은 정치고, 밥상은 메시지다”
선덕여왕의 식문화는 단순한 먹거리의 기록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연과 사람, 권력과 신앙, 마음과 식사를 하나로 엮은 치유의 서사입니다.
팥죽은 단지 죽이 아니라, 공포를 잠재우는 민간의 연대였고
까마귀밥은 자연에게 복을 비는 소박한 신앙이었으며
차 한 잔과 송이버섯은 리더의 사려 깊은 건강관리였죠.
💭 오늘 당신의 밥상엔 무엇이 담겨 있나요?
소원을 빌며 약밥을 먹던 신라인처럼,
문 앞에 팥죽을 바르며 가족을 지키던 선덕여왕처럼,
우리가 오늘 먹는 음식에도 의미와 염원이 깃들 수 있습니다.
작은 음식 한 그릇이 몸도, 마음도, 세상도 바꿀 수 있다면,
그건 충분히 위대한 밥상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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