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인물사

'채식에 진심' 톨스토이의 비건라이프

건강리포터 2025. 8. 8. 06:30

“고기 안 먹고도 잘 살 수 있을까?”

– 톨스토이의 단순식, 그 윤리와 건강의 조화

요즘 채식한다고 하면 흔히 "단백질은 어떻게 해요?", "기운이 없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듣기 쉽습니다.
하지만 19세기 러시아, 그 누구보다 강한 도덕적 신념과 철학으로 육식과 작별을 선언한 한 남자가 있었죠.

바로 『전쟁과 평화』의 작가, 레프 톨스토이 (1828.09.09~1910.11.20)입니다.
그는 말년에 고기뿐 아니라 우유, 달걀, 설탕, 심지어 커피까지 끊고,
빵, 곡물죽, 감자, 채소, 과일로만 하루 세끼를 채웠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죠.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육식은 단지 식욕을 위한 부도덕한 행위다.”

 

한때 귀족이자 육식가였던 그가 어떻게 극단적 채식주의자로 변했을까요?
그리고 그의 식단은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었을까요?

오늘은 "윤리와 영혼까지 고려한 식사법"을 실천한 남자,
채식의 사상가 톨스토이의 식습관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톨스토이의 비건식사

 

🥔 육식에서 채식으로, 톨스토이의 급진적 전환

레프 톨스토이는 원래부터 채식주의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까지 고기와 유제품을 즐기던 귀족 출신 지식인이었죠.
그러나 1890년을 전후해, 그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합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고 먹는 것이, 정말 옳은 일일까?”

 

이후 그는 도살장을 직접 방문하고, 잔혹한 현실을 목격하며
채식주의가 단순한 선택이 아닌 도덕적 책임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그의 주요 식단은 이랬습니다

  • 주식: 곡물죽(카샤), 통밀빵, 감자
  • 반찬: 삶은 채소, 양배추 수프, 과일 콤포트
  • 음료: 물 또는 과일즙
  • 피한 것: 고기, 생선, 달걀, 우유, 버터, 설탕, 차, 커피까지

심지어 가족들이 고기 요리를 먹을 때도,
그는 옆자리에서 감자와 곡물죽만 담긴 소박한 접시로 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톨스토이에게 음식은 단지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식사는 자신의 신념과 삶의 철학을 구현하는 도구였죠.

 

🧠 철학과 신념: 왜 그는 육식을 끊었는가?

“사람은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럼에도 육식을 한다면, 그것은 부도덕한 행위다.”
– 레프 톨스토이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였다면, 우유나 달걀쯤은 허용했을 겁니다.
그러나 톨스토이의 채식은 윤리적·도덕적 선언이었습니다.

 

“살생은 인간의 본성에 반한다”

그는 인간이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과정을
“잔혹하고 무의식적인 악습”이라고 여겼습니다.
도살장을 방문한 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살생을 목격한 날 밤, 나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그는 채식을 ‘도덕적 삶의 첫걸음(The First Step)’이라 부르며
육식을 끊는 것이야말로 비폭력과 연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죠.

 

톨스토이는 정통 러시아 정교회와는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성서적 금욕주의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인간의 양심에 기반한 자율적 도덕성을 중시했어요.

채식은 그가 믿는 ‘비폭력주의’ ‘생명 존중’ 철학의 핵심 실천이었고,
그는 이를 단지 말이 아니라 일상의 식사에서부터 실천한 것이죠.

 

🥗 건강은 괜찮았을까? 톨스토이 식단의 실제 효과

“고기도, 우유도, 계란도 끊었다.
그런데 내 몸은 더 가벼워지고, 정신은 맑아졌다.”
– 톨스토이, 말년 회고 중

 

1890년경 채식 전환 이후 톨스토이는 자신의 건강이 더 좋아졌다고 말합니다.
그는 80세를 넘는 고령까지 비교적 건강하게 살았으며,
말년에 이르기까지 뇌졸중이나 심장병 같은 질환 기록이 거의 없습니다.

가족 중 일부는 “채식 때문에 영양이 부족해질까 걱정”했지만,
정작 톨스토이 본인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어요.

“나는 약해지지 않았다.
내 안에서 무언가 더 단단해졌다.” – 톨스토이

 

게다가 그는 정신적으로도 더 강해졌다고 말합니다. 

그는 채식을 하며 "자제력, 도덕적 평온, 정신적 명료함"

이 세 가지가 뚜렷이 향상되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살생을 멈춘 식단은 단순한 건강 이상의 효과를 줬다는 것.
그에게 채식은 ‘마음 수양의 한 형태’였죠.

🍞 그의 식단을 구성한 음식들
- 오트밀죽과 곡물 빵
- 감자·양배추 수프
- 과일 콤포트(사과, 자두 등 졸인 것)
- 차 대신 물이나 허브 음료

 

🥦 현대 영양학으로 본 톨스토이 식단의 가치

톨스토이의 식단, 지금도 괜찮을까?

답은 "Yes, but with caution."

현대 영양학은 이렇게 말해요:

“계획된 채식은 건강에 좋지만, 필수 영양소 결핍은 조심해야 한다.”

 

✅ 톨스토이 식단의 장점

  • 만성질환 예방
    → 채소·곡물 위주 식사는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위험 감소에 도움.
  • 항산화·면역력 강화
    → 감자, 양배추, 통곡물은 활성산소 억제·면역력 향상에 효과적.
  • 정신 건강 기여
    → 규칙적이고 절제된 식사는 정신적 안정에 도움.

현대 비건 식단에서도 강조되는 포인트예요.

 

⚠️ 꼭 보완해야 할 점

톨스토이의 식단은 ‘소박함’이 장점이었지만,
현대 영양 기준에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합니다:

  • 비타민 B12, D 결핍 위험
  • 철분, 칼슘, 아연, 오메가-3(EPA/DHA) 부족
  • 단백질 불균형 주의 (특히 노년기)

현대 채식인은 이런 영양소를 보충제나 강화식품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주장합니다. 

“절제된 식단은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 모두에 좋습니다.
하지만 완전 채식 시에는 꼭 균형 잡힌 영양소 공급이 전제되어야 해요.”
– 현대 영양학 교수, The Journal of Plant-Based Nutrition

 

🧾 오늘의 인사이트: 먹는 것이 곧 철학이다

톨스토이가 던진 식탁 위의 질문

“사람은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럼에도 육식을 한다면, 그것은 단지 식욕을 위한 부도덕이다.”

 

단순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말엔
인간의 본성, 도덕, 습관, 소비, 폭력에 대한 질문이 모두 담겨 있어요.

이쯤해서 톨스토이가 여러분에게 던지는 다음 질문에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 “당신은 왜 고기를 먹고 있나요?”
  • “정말 건강을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습관과 욕망 때문인가요?”
  • “먹는 소비 습관이 당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나요?”
  • “당신의 식탁은 평화로운가요?”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가요?

우리가 매일 무심코 선택하는 음식이,
지구와 타인의 고통, 그리고 나의 몸과 정신까지 바꾸고 있다는 사실.

“나는 왜 이걸 먹는가?”
이 단순한 질문 하나로,
당신의 식탁은 철학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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