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인물사

저탄고단의 시조, 밴팅 다이어트 성공기

건강리포터 2025. 8. 9. 06:00

“저탄고단, 사실 160년 전에도 있었다?”

– 다이어트란 단어를 대중화시킨 장의사의 건강 대반전

요즘 다이어트 유튜버들, 이렇게 외치죠.
“탄수화물 줄이고 단백질 늘리자, 저탄고단이 답이다!”
밥 대신 고기, 빵 보다는 샐러드.
이런 식단, 사실 요즘 유행이 아니었다면 믿으시겠어요?

지금으로부터 160년 전, ‘저탄고단’의 원조가 된 인물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사람, 직업은 장의사, 몸무게는 거의 고도비만, 그리고 매일 숨 쉬기도 버거운 상태였죠.
그의 이름은 윌리엄 밴팅(William Banting, 1796~1878).

그는 ‘아예 먹는 방식을 바꿔야 산다’는 간절함으로
당시로선 혁신적인 식단을 시작했고, 결국 21kg 감량에 성공하며
오늘날 ‘다이어트(diet)’라는 단어를 대중화시킨 장본인이 되었습니다.

자, 이제 다이어트의 아버지, 밴팅의 식탁을 들여다볼까요?

저탄고단 밴팅 다이어트 식단

🍽️ 숨 쉬기도 힘들었던 장의사, 다이어트를 결심하다

19세기 중반 영국, 장의사였던 윌리엄 밴팅(William Banting)
계단을 몇 개만 올라가도 숨이 턱까지 차오를 만큼 심각한 비만 상태였습니다.
복부는 늘 팽창돼 있었고, 청력과 시력까지 떨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이었죠.
그는 수많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실패만 반복하며 결국 절망에 가까운 상태에 도달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생을 바꾸는 한 사람을 만납니다.
바로 의사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였죠.
하비는 프랑스 생리학자 클로드 베르나르(Claude Bernard)의 연구를 토대로,
“당분과 전분이 체내 지방으로 전환된다”는 이론을 밴팅에게 설명했습니다.

이전까지는 ‘덜 먹는 것’이 다이어트의 전부였지만,
하비의 조언은 달랐습니다.

“먹되, 탄수화물을 줄이세요.”

이 한마디가, 밴팅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게 됩니다.

 

🥩 밥 대신 고기, 빵 대신 채소 – 밴팅 다이어트의 탄생

밴팅은 처음엔 ‘먹을 게 하나도 없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빵, 감자, 설탕, 맥주, 버터까지 다 끊으라니,

당시 영국인의 식단에서 반을 도려내라는 얘기였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실천해 보니, 생각보다 훨씬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단이었습니다.

그의 하루는 고기와 생선, 녹황색 채소, 건조 토스트 한 조각, 그리고 설탕 없는 차로 구성됐습니다.
와인이나 브랜디도 소량 허용됐지만, 감자와 맥주, 돼지고기, 설탕은 철저히 금지했죠.

놀라운 변화는 곧 나타났습니다.
매주 약 0.45kg씩 감량, 1년간 총 21kg 이상 체중이 줄었고,
숨쉬기 편해졌으며, 시력과 청력도 개선됐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습니다.

이 식단은 곧 ‘밴팅 다이어트(Banting Diet)’라는 이름으로 유럽 전역에 퍼지며,
역사상 최초로 ‘다이어트’가 구체적인 식사 방식으로 정의된 계기가 됩니다.

 

🎯 단순한 감량을 넘어선, 저탄고단의 장기 효과

밴팅의 식단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76세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장수했고,
식단을 바꾼 이후 다시는 예전처럼 심각하게 체중이 불어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의 다이어트는 칼로리 제한이 아니라 ‘무엇을 먹느냐’에 집중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적었고, 지속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내가 해본 다이어트 중 가장 잘 먹는 다이어트였다”고 표현하기도 했죠.

밴팅은 죽기 전까지도 ‘저탄고단’ 원칙을 유지하며
“지방이 두려운 게 아니라, 설탕과 전분이 문제다”라는 확신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철학은 훗날 케토제닉 다이어트LCHF(low carb, high fat) 방식의 뿌리가 됩니다.

그가 남긴 유산은 단순한 감량 기록이 아니라,
식습관을 통해 삶의 질까지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밴팅 다이어트, 지금 다시 봐도 유효할까? 

밴팅이 실천한 식단은 현대 영양학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설탕, 빵, 감자 같은 고탄수화물 음식을 줄이고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중심의 식사로 전환하는 방식은
오늘날 LCHF(저탄수화물·고지방), 케토제닉 다이어트의 핵심과 닮아 있죠.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탄수화물 제한은

혈당 조절, 인슐린 민감도 향상, 체중 감량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대사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접근으로 여겨지기도 하죠.

물론, 무작정 탄수화물을 줄이기보단

식품의 질과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됩니다.
밴팅 다이어트가 ‘극단적인 유행’이 아닌,

합리적 식사 방식의 시작점으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밴팅은 의사가 아니었지만,
그의 식단은 지금도 수많은 의사와 영양 전문가들의 분석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무엇을 줄이느냐보다, 무엇을 선택하느냐 

윌리엄 밴팅의 선택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건강 회복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졌습니다.
그가 실천한 ‘밴팅 다이어트’는 “먹는 것을 줄이기보다, 바르게 고르자”는 철학에서 출발했습니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한 것보다,
당시 당연하게 먹던 빵과 설탕, 맥주를 ‘의심’했던 시도 자체가 혁신이었죠.

오늘날 다이어트 정보는 넘쳐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 몸에 맞는 방식입니다.
당신의 식탁 위에 어떤 음식이 놓이는지가 앞으로의 10년을 바꿀지도 모릅니다.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가요?

아직도 “덜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 갇혀 있진 않나요?
아니면, 건강하게 ‘선택해서 먹는 법’을 배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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