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인물사

'프루테리언' 스티브 잡스의 극단적 디톡스가 남긴 건강 경고

건강리포터 2025. 8. 1. 08:30

🍏 스티브 잡스의 식습관: 선지자인가, 괴짜인가?

스티브 잡스는 그 혁신적 업적만큼이나 기이한 식습관으로 유명했어요.

잡스의 식습관은 리드 대학교 시절, 아놀드 에렛의 책 『Mucusless Diet Healing System』에 깊은 영향을 받으며 시작됐습니다. 

그는 이 책의 영향을 받아 육류, 유제품, 곡물 등을 철저히 배제하는 극단적인 식단을 실천했죠. 심지어 조리된 음식조차 멀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잡스는 이를 맹신하며 극단적인 과일채식주의(프루테리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한 번에 한 가지 과일만" 먹거나, "며칠에서 몇 주간 사과 또는 당근만" 먹는 등 원푸드 다이어트를 방불케 하는 극단적인 면모도 보였습니다.

사과와 당근만 너무 먹어 피부가 오렌지색으로 변했다는 동료들의 증언도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그가 즐겨 마셨던 오드왈라 당근 주스가 피부 황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극단적 과일채식주의의 부메랑

스티브 잡스의 극단적인 프루테리언 식습관은 그의 몸에 점차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화에서 잡스 역을 맡았던 배우 애쉬튼 커쳐는 잡스의 식단을 따라 했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던 유명한 일화가 있을 정도였어요. 이는 잡스의 식단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잡스가 실천한 과일 위주의 극단적 원푸드 다이어트는 필수적인 영양소 결핍이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불러왔습니다.

특히 단백질과 비타민 B12, 철분, 오메가3 지방산 등 주요 영양소의 부족이 심각했죠.

실제로 잡스는 만성피로와 면역력 저하에 자주 시달렸으며,

체중 감소로 인해 외형적으로도 급격히 쇠약해지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현대 영양학으로 보면 이는 필수 영양소 결핍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극단적인 식단입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과일에 포함된 과당을 지나치게 섭취했다는 점입니다.

과일의 과당은 적정량이면 문제가 없지만,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가 잦아져 결국 췌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습관이 잡스의 몸에 장기간 지속되면서 혈당 불안정과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췌장암 발병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잡스는 과일채식을 통해 창의력과 정신적 명료함을 얻었다고 믿었지만, 그의 신체는 조용히 망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 잘못된 신념을 지닌 천재의 비극적 결말 

잡스는 스스로도 자신의 식습관을 일종의 수행이나 자기통제의 도구로 여겼습니다.

한 번은 7일간 단식을 하며 동료들에게 "음식에 대한 욕구를 다스릴 수 있다면, 어떤 욕망이든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잡스는 이러한 식습관이 '정신적 명료함과 창의적 몰입'에 도움이 된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동료나 가족, 주치의는 "음식은 맛이 아니라 약"이라며 설득을 시도했지만,

그는 집착적으로 과일채식을 고수하는 '식이강박' 혹은 '선택적 섭식장애'적 경향을 보였던 것으로 회고됩니다.

 

결국 2003년 잡스는 희귀한 형태의 췌장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료진은 빠른 수술로 완치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잡스는 약 9개월간 수술을 미루고 자연요법과 과일채식에만 의존했습니다.

결국 암은 주요 장기로 전이되었고, 이후 받은 수술은 때늦은 처치였습니다.

잡스는 암 재발과 전이로 고통받다 2011년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건강에 관한 그의 극단적 신념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은 것이죠.

 

🩺창의력과 건강 사이, 균형이 필요하다

현대 영양학 기준으로 보면, 잡스의 식단은 심각한 결핍 상태입니다.

단백질, 비타민 B12, 철분, 오메가3, 칼슘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면 면역력 저하, 근육 손실, 호르몬 불균형 등 전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특히 과일 위주의 식사는 과당 과다 섭취로 이어져 인슐린 저항성, 지방간, 췌장 부담을 키울 수 있습니다.

잡스처럼 장기간 단식과 저열량 식사를 반복하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회복 자체가 더뎌지고,

병과 싸우는 체력도 급격히 떨어질 수 있죠.

또한 암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영양 섭취입니다.

잡스처럼 치료를 미루고 식이요법에만 의존한 사례는 현대 의학에서 매우 위험한 선택으로 간주됩니다.

잡스의 식단은 철학적으론 독창적이었지만, 생리학적으론 한계를 넘은 실험이었죠.

 
 

🧾 오늘의 인사이트: 몸과 마음, 둘 다 살아 있어야 진짜 혁신도 가능하다! 

스티브 잡스는 누구보다 자기 신념에 충실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과일채식과 극단적 식습관은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철학이자 창의적 집중을 위한 실험이었죠.

하지만 그 신념은 결과적으로 건강을 잃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프루테리언, 원푸드 다이어트, 극단적 단식—이 모든 것이 한때 그의 정신적 에너지원이었지만,

결국엔 췌장암과 면역력 저하라는 현실 앞에 무너지고 말았죠.

건강이란, 단순한 식이 조절이 아니라 균형지속 가능성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가요?

우리는 종종 '무엇을 먹을까'에만 몰두하죠.
하지만 진짜 중요한 질문은 '왜 그렇게 먹고 싶은가'일지도 모릅니다.

잡스는 음식을 철학처럼 다뤘지만, 결국 그 철학이 몸을 병들게 했습니다.
창의력과 절제 사이, 건강과 믿음 사이에서
당신은 어떤 균형을 선택하고 있나요?

식탁은 매일 열리는 작은 회의입니다.
오늘 당신의 선택은, 내일의 몸을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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