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화가였을 뿐 아니라 지중해식 다이어터였다?”
– 르네상스 거장이 남긴 장수 식단의 비밀
르네상스 시대,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을 홀로 채운 사나이가 있습니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
우리가 아는 그는 천재 조각가이자 건축가, 화가이지만…
사실 그의 식탁에도 놀라운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1518년, 그가 직접 남긴 식료품 쇼핑 리스트에는
청어·정어리 같은 생선, 빵, 펜넬(회향) 수프, 안초비, 샐러드, 그리고 와인이 적혀 있었죠.
게다가 하인이 글을 읽지 못하자, 그는 친절하게 음식 옆에 작은 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예술가다운 ‘일러스트 주문서’인 셈이죠.
놀라운 건, 그의 식단이 오늘날 ‘건강 장수식’의 대표격인 지중해 식단과 상당히 닮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는 88세까지 살았는데,
당시 평균수명이 40세 전후였다는 걸 생각하면 거의 두 배를 산 셈이죠.
자, 이제 미켈란젤로의 식탁 위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보겠습니다.
🎨 르네상스 시대, 미켈란젤로의 ‘그림 주문서’ 식탁
미켈란젤로의 식단 기록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1518년의 쇼핑 리스트입니다.
종이에 적힌 건 단순했습니다.
빵, 청어·정어리, 펜넬(회향) 스튜, 안초비, 샐러드, 와인.
그리고 각 음식 옆에는 삐뚤빼뚤하지만 귀여운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었죠.
왜 그림을 그렸을까요?
그의 하인이나 거래하던 상인이 글을 읽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켈란젤로는 “혹시 잘못 가져올까” 걱정돼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겁니다.
예술가의 성격과 생활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장면이죠.
이 쇼핑 리스트에는 고기가 없습니다.
당시는 사순절(Lent) 기간이었기에 종교적 이유로 고기를 먹지 않았습니다.
대신 단백질은 생선과 치즈에서 보충했고, 빵과 채소로 에너지를 채웠습니다.
그는 평소에도 특별히 사치스럽지 않은 식사를 했습니다.
빵, 생선, 치즈, 올리브유, 계절 과일이 기본 구성이었죠.
그러면서도 와인과 특정 치즈,
특히 3월에 나오는 양젖 치즈 ‘마르촐리노(Marzolino)’와 배를 곁들여 먹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단순하지만 세심하게 짜인 식단,
그리고 예술적 감각이 묻어나는 주문 방식.
이게 바로 미켈란젤로 식탁의 첫인상이었습니다.
🐟 지중해식의 선구자, 창작 에너지를 만든 식단
미켈란젤로의 식단을 현대 영양학으로 해석하면,
이는 전형적인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입니다.
빵·채소·과일·올리브유·생선·와인의 조합은 심혈관 건강, 두뇌 기능, 면역력 유지에 좋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 청어·정어리: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염증을 줄이고 뇌 기능을 강화합니다.
- 올리브유: 단일불포화지방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
- 채소·과일: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세포 손상을 줄입니다.
- 적당한 와인: 폴리페놀 성분이 혈액순환과 심혈관 건강에 기여.
미켈란젤로는 하루 대부분을 서 있거나 사다리에 올라 그림을 그리는 육체노동에 쏟았습니다.
이런 활동량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바로 균형 잡힌 식단이었죠.
특히 그가 즐겼던 마르촐리노 치즈와 배의 조합은 단백질, 칼슘, 천연 당분을 동시에 공급해 체력 회복에 유리했을 겁니다.
또한, 그는 폭식을 피하고 필요할 때만 충분히 먹는 절제된 식사 습관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체중 관리뿐 아니라 장기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그의 식탁은 ‘예술가의 감각’과 ‘건강한 장수식’이 자연스럽게 결합된 형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평균수명 40세 시대, 88세까지 산 르네상스 거장
미켈란젤로가 살았던 16세기 이탈리아의 평균 기대수명은 40세 전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무려 88세까지 살았죠.
이는 동시대인들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장수였습니다.
그의 건강 비결을 단순히 유전으로만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평생 이어진 예술 작업의 육체 활동, 그리고 절제된 식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의 식단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생선을 통한 불포화지방산 섭취, 신선한 채소와 과일, 소량의 와인은 현대 의학에서도 장수 요인으로 꼽힙니다.
물론 그는 예술 작업에 몰두하느라 식사를 거르거나 너무 간단히 해결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런 습관은 영양 불균형 위험을 높였을 수 있지만,
당시 기준에서는 ‘과식하지 않는 생활’ 자체가 오히려 건강 장점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말년까지도 그는 예술 작업을 계속했고, 육체적·정신적 활력을 유지했습니다.
그의 사망 원인은 노쇠와 자연사로 기록되어 있으며,
특별한 질병이나 급성 사망 사건 없이 삶을 마감했습니다.
🍽️ 미켈란젤로 식단, 오늘날의 ‘건강 장수 매뉴얼’
미켈란젤로의 식습관을 현대 의학과 영양학의 잣대로 보면,
그는 500년 전 지중해식 다이어트 실천자였습니다.
그리고 이 식습관은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식단으로 손꼽힙니다.
① 절제와 균형
그는 사치스러운 연회보다는 간결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즐겼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먹지 않는 절제 습관은 비만과 대사질환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② 지역·제철 식재료 중심
빵, 생선, 치즈, 배, 올리브유 등 모두 당시 이탈리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로컬푸드였습니다.
이런 식단은 영양 손실이 적고,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성이 높습니다.
③ 단백질과 좋은 지방의 조합
생선의 오메가-3 지방산과 치즈의 단백질·칼슘, 올리브유의 단일불포화지방이 함께 작용해
심혈관 건강과 근골격 유지에 유리했습니다.
④ 정신적 만족과 식사의 심리학
마르촐리노 치즈와 배, 와인 같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 메뉴는
그의 창작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마인드풀 이팅(Mindful Eating)’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결국 미켈란젤로의 식탁은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창작과 건강, 삶의 만족감을 동시에 지키는 도구였던 셈입니다.
🧾 오늘의 인사이트: “단순함 속에 장수의 비밀이 있다”
미켈란젤로는 예술사에 길이 남을 거장일 뿐 아니라,
평균수명이 절반도 안 되던 시대에 88세를 산 장수인이었습니다.
그의 비결은 화려한 연회가 아닌,
빵·생선·채소·과일·치즈·와인으로 이뤄진 절제된 지중해식 식단이었습니다.
그는 과식하지 않았고, 제철·지역 식재료를 즐겼으며,
식사를 통해 신체뿐 아니라 마음의 안정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는 간단히, 여유가 있을 때는 좋아하는 음식으로 즐거움을 채웠습니다.
이런 생활 리듬이 그의 창작 에너지와 건강을 모두 지탱한 것이죠.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가요?
혹시 불필요하게 과식하거나,
영양보다 편의성만 좇고 있진 않으신가요?
단순하지만 균형 잡힌 식사와 작은 만족이,
10년 뒤 당신의 건강과 삶을 지켜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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