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나가는 일본 최초의 단맛중독자였다?”
– 별사탕으로 외교하고, 고기로 혁신한 전국시대의 맛집 탐험가
요즘 MZ세대 사이에선 ‘단짠단짠’이 식사의 정석이죠.
매운 떡볶이 한 입 후엔 달콤한 디저트, 피자 한 조각 후엔 코카콜라.
그런데 이 ‘단짠철학’을 16세기 일본에서 실천한 인물이 있었다면 믿어지시나요?
바로 일본 전국시대의 실질적 통일자,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34~1582)입니다.
노부나가는 '전장의 천재', '무장의 상징'으로 불리지만,
사실 그는 일본 식문화사에서 ‘최초의 설탕 덕후’로도 기록됩니다.
콘페이토(별사탕), 고기 요리, 짠맛 가득한 지방풍 음식까지—
그의 식탁은 사치와 실용, 전통과 파격이 공존하는 공간이었죠.
이제 전국시대 최고의 미식 무장,
오다 노부나가의 식습관과 건강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볼까요?
🥩 고기와 짠맛의 혁명적 선택
오다 노부나가의 식탁은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기 중심이었습니다.
전국시대 일본은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이 금기시되던 사회였죠.
하지만 노부나가는 달랐습니다.
그는 무사로서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그것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전투를 위한 전략적 식단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습니다.
노부나가는 요리사 쓰보우치에게 두 번의 기회를 줍니다.
첫 번째 요리는 귀족풍의 담백한 교토식. 하지만 노부나가는 “싱겁다”며 격노합니다.
두 번째로 내놓은 것은 간이 강한 시골식 짠 요리. 그제야 노부나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셰프(?)로 기용했죠.
이는 당시 주류였던 ‘담백한 음식’과는 거리가 멀었는데도 말입니다.
🍬 단맛의 정복자, 콘페이토 외교와 남만가시
오다 노부나가에게 단맛은 외교 수단이자, 문화 혁신의 도구였습니다.
1569년, 포르투갈 선교사 루이스 프로이스는 노부나가에게 별사탕(콘페이토)이 가득 든 유리병을 선물합니다.
그 반짝이는 설탕 알갱이에 노부나가는 환호했고,
놀랍게도 그 한 병으로 기독교 포교 허가를 얻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콘페이토는 단순한 과자가 아닌,
노부나가의 개방성과 유럽 문물 수용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죠.
더불어 노부나가는 서양 과자, 즉 남만가시(南蛮菓子)에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카스텔라, 후리모미코가시, 설탕과 꿀로 굳힌 곡물 과자 등
당시로선 상류층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디저트를 즐겼고,
흑설탕 수십 근을 선물 받았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 그의 건강은 어땠을까? 전사로서의 체력과 죽음의 진실
“짠맛 + 고기 + 설탕”…
요즘 기준이라면 혈압·당뇨 걱정이 먼저 떠오르죠.
하지만 오다 노부나가는 예외였습니다.
그는 전국시대 내내 왕성한 전투와 정치를 병행한 리더였고,
건강 이상설이나 병약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오히려 체력이 뛰어나고 집중력이 남달라,
전투와 회의, 외교까지 쉼 없이 이어간 카리스마형 리더였죠.
그렇다면, 그의 식습관은 건강에 악영향이 없었을까요?
현대 의학 기준으로 보자면, 노부나가의 고기·짠맛·단맛 중심 식단은
지속적이라면 혈관계 질환, 고혈압, 당뇨 위험군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은 그의 생활 패턴이었습니다.
- 매일 전투, 이동, 무장 회의에 참여하는 고강도 활동
-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고, 식사 원칙을 중시한 일관된 생활 관리
- 식사 또한 “호화롭되 과하지 않게”, 원칙 있는 실용주의
결국 노부나가는 건강 악화로 쓰러진 것이 아니라,
1582년 ‘혼노지의 변’에서 부하 아케치 미쓰히데의 반란에 의해
할복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죽음은 외부의 정치적 배신이었지, 건강 때문이 아니었죠.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지도자이자 전사로 생을 마무리했습니다.
🧪 현대적 해석: 단짠식단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까?
오다 노부나가의 식탁을 현대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어떨까요?
고기, 짠 간, 설탕이 듬뿍 들어간 간식—이른바 단짠 고칼로리 식단은
즉각적인 에너지원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큰 리스크를 안겨줍니다.
현대 영양학에서는 이런 식단이 다음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짠맛 위주의 음식 →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신장 기능 저하
- 지방 많은 고기 위주 식단 → 콜레스테롤 상승, 대사증후군 위험
- 설탕 과다 섭취 → 혈당 급등,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하지만 오다 노부나가는 이러한 식단에도 불구하고
과로와 칼로리 소모가 극심한 ‘전장 라이프스타일’ 덕분에
그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책상 앞에서 일하고, 활동량이 적은 현대인에게는
노부나가의 식습관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필요합니다.
노부나가는 자신의 역할과 삶의 환경에 맞게 식단을 설계한 인물입니다.
현대인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의 활동량·스트레스·건강 상태에 맞는 식생활 설계가 필요하죠.
🧾 오늘의 인사이트: 단짠은 전략이 될 수 있다 – 단, 나에게 맞을 때만
오다 노부나가는 일본 역사상 가장 개방적이고 파격적인 식습관을 지닌 인물 중 하나였습니다.
고기, 짠맛, 설탕 과자… 지금 기준으로 보면 건강을 위협할 요소들이 가득했지만,
그는 자신의 체력, 역할, 생활 패턴에 맞는 식생활을 실천했습니다.
그는 귀족의 체면보다 자신의 기호와 효율을 택했고,
단맛을 외교에 활용할 만큼 음식의 전략적 가치를 이해한 리더였죠.
그의 식습관은 단순한 미식이 아니라,
전쟁과 정치, 생존을 위한 ‘활동가형 식단’이었습니다.
오늘 당신의 식탁은 어떤가요?
맛있는 음식도 좋지만,
그 맛이 지금의 나에게 맞는지,
그리고 10년 후 나의 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잠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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