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옮기는 감염병 비교: 신증후군출혈열·렙토스피라증·페스트

반응형

흑사병 시리즈를 쓰는 내내 범인 자리에는 쥐가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편을 준비하며 보니, 쥐가 옮기는 감염병은 페스트 하나가 아니었어요.

같은 쥐가 상황에 따라 무기를 바꿔 들거든요. 무기는 모두 세 가지예요. 오늘은 이 세 무기를 하나씩 해부해 볼게요.

쥐가 옮기는 감염병, 무기가 세 가지예요

쥐가 옮기는 감염병은 대부분 쥐가 직접 무는 게 아니라 쥐가 남긴 흔적으로 옮아요. 흔적의 종류가 곧 병의 이름을 가르죠.

  • 벼룩: 쥐 몸의 벼룩이 사람을 물면 페스트
  • 배설물 먼지: 마른 똥오줌이 먼지로 날려 숨에 섞이면 신증후군출혈열
  • 오염된 물: 쥐 소변이 섞인 물이 상처에 닿으면 렙토스피라증

 

쥐가 옮기는 감염병 들쥐 풀숲
쥐가 옮기는 감염병의 숙주인 들쥐가 가을 풀숲에 숨어 있는 모습

 

우리나라는 페스트 자연 발생지가 확인된 적이 없어요. 그래서 한국 가을에 실제로 조심할 건 나머지 두 가지고, 쯔쯔가무시증과 함께 '가을철 열성질환 3대장'으로 불려요.

💡 페스트가 아직 안 끝난 이유가 궁금하다면 → 흑사병은 중세에 끝났다? 지금도 매년 환자 나오는 이유 보기

신증후군출혈열·렙토스피라증·페스트 한눈에 비교

쥐가 옮기는 감염병 세 가지는 모두 갑작스러운 고열로 시작해서 첫날엔 몸살과 구분이 어려워요. 차이는 '어디서 노출됐나'와 '그다음 어떤 신호가 오나'에서 드러나요.³⁾

 

쥐가 옮기는 감염병 차이 진료
쥐가 옮기는 감염병의 차이를 진료실에서 설명 듣는 모습

 

쥐가 옮기는 감염병 3가지 비교
질환 핵심 특징
신증후군출혈열 원인: 한탄바이러스 등
경로: 들쥐 배설물 먼지를 들이마심
잠복기: 2~3주
단서: 소변량 변화, 출혈 반점
예방접종: 있음(고위험군 권장)
렙토스피라증 원인: 렙토스피라균
경로: 오염된 물·흙이 상처에 닿음
잠복기: 7~12일
단서: 종아리 근육통, 눈 충혈
예방접종: 사람용 없음
페스트 원인: 페스트균
경로: 감염된 벼룩, 폐페스트는 기침 비말
잠복기: 1~8일
단서: 아픈 멍울, 피 섞인 가래
국내 발생: 없음

신증후군출혈열 증상, 소변이 신호를 보내요

신증후군출혈열은 국내에서 해마다 400명 안팎이 걸리는 병이에요.¹⁾ 이름의 '신'은 콩팥(신장)을 뜻하는데, 이름 그대로 콩팥이 주 무대예요. 신증후군출혈열 증상은 다섯 막짜리 연극처럼 흘러가요.

  1. 발열기: 갑자기 고열과 오한, 두통
  2. 저혈압기: 혈압이 떨어지며 어지럼
  3. 핍뇨기: 소변이 확 줄어듦
  4. 이뇨기: 반대로 소변이 쏟아짐
  5. 회복기: 서서히 기운을 되찾음

신증후군출혈열 증상 혈압 소변 검사
신증후군출혈열 증상을 확인하려고 혈압과 소변 검사 결과를 살피는 모습

신증후군출혈열 증상 가운데 가장 큰 고비는 핍뇨기예요. 콩팥이 잠시 파업한 듯 소변이 줄어드는 시기라, 이때는 투석의 도움을 받아 고비를 넘기기도 해요.

💡 알아두면 좋아요
한탄바이러스라는 이름은 한탄강에서 왔어요. 1976년 이호왕 박사가 한탄강 근처 등줄쥐에서 처음 찾아냈고, 이 연구가 세계 첫 신증후군출혈열 백신으로 이어졌어요. 한국 강 이름이 세계 교과서에 실린 셈이에요.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은 군인이나 농업인처럼 들쥐 노출이 잦은 사람에게 권해요. 군에서 접종을 넓힌 뒤 환자가 줄었고, 접종자는 중증 콩팥 손상 비율도 낮았어요.¹⁾ 대상인지 궁금하다면 가까운 보건소에서 상담받을 수 있어요.

렙토스피라증 증상, 종아리가 먼저 아파요

렙토스피라증은 태풍과 홍수가 지나간 논에서 자주 시작돼요. 쓰러진 벼를 세우다 생긴 작은 상처로, 쥐 소변이 섞인 물이 스며드는 거예요.²⁾

렙토스피라증 증상은 처음엔 독감과 닮았어요. 그런데 종아리를 누르면 유난히 아프고 눈 흰자가 붉게 충혈되는 게 결정적 단서예요.²⁾ 감기로 넘기기 쉬우니 '최근 물에 들어간 적 있다'는 한마디를 꼭 의사에게 전하세요.

렙토스피라증 증상 예방 장화 논일
렙토스피라증 증상을 막으려고 장화와 고무장갑을 끼고 논에서 일하는 모습

 

렙토스피라증 증상이 심해지면 황달과 콩팥 손상이 함께 오는 바일병(Weil disease)으로 번질 수 있어요. 다행히 세균이라 항생제로 치료돼요. 다만 60세를 넘기면 중증으로 갈 위험이 커져서, 농사짓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이 가을에 한 번 더 챙겨 주세요.²⁾

⚠️ 이럴 땐 바로 병원으로
논밭·풀밭 작업이나 캠핑 뒤 2~3주 안에 고열과 함께 아래 신호가 보이면 서둘러 진료를 받으세요.
· 소변량이 갑자기 줄어듦
· 피부에 붉은 출혈 반점
· 눈이나 피부가 노래짐
· 숨이 차거나 피 섞인 가래
진료실에서는 야외 활동 장소를 먼저 알려 주세요. 진단이 하루 빨라져요.

예방의 기본은 '맨손, 맨발 금지'예요. 논이나 고인 물에 들어갈 땐 장화와 고무장갑을 끼고, 들쥐가 다니는 풀밭에서는 눕거나 쉬지 않는 것만 지켜도 위험이 크게 줄어요.

💡 가을 3대장 중 쯔쯔가무시증이 궁금하다면 → 쯔쯔가무시 증상 치료 보기

마무리, 흑사병 시리즈를 닫으며

  • 쥐가 옮기는 감염병은 쥐가 남긴 흔적이 벼룩이냐, 배설물이냐, 소변이냐에 따라 전혀 다른 병이 돼요.
  • 한국 가을에 실제로 조심할 건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이고, 야외 활동 장소를 알리는 한마디가 진단을 앞당겨요.
  • 흑사병에서 배운 교훈은 그대로예요. 균의 집주인과 거리를 두고, 열이 나면 빨리 움직이는 거예요.

결국 쥐의 흔적을 피하고, 열이 나면 어디에 다녀왔는지부터 말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 보건소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을 보건소에서 상담받는 모습

 

자주 묻는 질문

Q. 집에서 쥐 배설물을 발견하면 어떻게 치우나요?
A. 빗자루나 청소기는 먼지를 날리니 쓰지 마세요. 마스크와 고무장갑을 끼고 락스 희석액을 뿌려 5분쯤 둔 뒤, 젖은 휴지로 닦아 봉투에 밀봉해 버리면 돼요.

Q. 도시의 집쥐도 신증후군출혈열을 옮기나요?
A. 네, 집쥐가 가진 서울바이러스도 신증후군출혈열을 일으켜요. 창고나 지하실처럼 쥐가 드나드는 곳을 정리할 때도 위 청소법을 지켜 주세요.

Q. 반려견도 렙토스피라증에 걸리나요?
A. 걸려요. 반려견용 렙토스피라 백신이 있으니 동물병원에서 접종 일정을 확인하고, 산책 때 고인 물웅덩이는 피해 주세요.

참고문헌

1) Yi Y, Park H, Jung J. (2018). Effectiveness of inactivated hantavirus vaccine on the disease severity of 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 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PMID: 30619692. DOI: https://doi.org/10.23876/j.krcp.18.0044

2) Haake DA, Levett PN. (2015). Leptospirosis in humans. Current Topics in Microbiology and Immunology. PMID: 25388133. DOI: https://doi.org/10.1007/978-3-662-45059-8_5

3) Barbieri R, Signoli M, Chevé D, et al. (2020). Yersinia pestis: the Natural History of Plague. Clinical Microbiology Reviews. PMID: 33298527. DOI: https://doi.org/10.1128/CMR.00044-19

참고 사이트: 질병관리청 · 국가건강정보포털 · 예방접종도우미


* 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진단과 치료는 의료진 상담을 기준으로 해 주세요.

[오늘 정보 어때] - 흑사병은 중세에 끝났다? 지금도 매년 환자 나오는 이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