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변비, 어떤 날은 설사로 고생 중이신가요? 변비 설사 반복 증상의 진짜 원인인 과민성 장 증후군과 뇌-장 축 이론을 파헤칩니다. 장 건강을 되찾아줄 저포드맵 식단과 생활 수칙 가이드를 통해 무너진 장 리듬을 회복해 보세요.
지난 1편에서 <정상 배변 횟수의 진실: 나만 몰랐던 건강한 화장실 습관>을 통해 나의 배변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배변 횟수보다 더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있죠. 바로 종잡을 수 없는 ‘장 리듬’입니다.
어떤 날은 화장실을 못 가서 배가 묵직하고 터질 것 같은데, 또 어떤 날은 갑작스러운 신호 때문에 외출조차 두려우셨나요?
이렇게 변비 설사 반복이 일상이 되면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5회 시리즈 중 그 두 번째 시간인 오늘은, 장이 보내는 이 불안한 신호의 진짜 원인을 파헤치고 무너진 장 리듬을 되찾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장 리듬, 혹시 '과민성 장 증후군'?
단순히 소화가 안 되는 걸까요? 아니면 장에 혹시 큰 병이라도 생긴 걸까요? 화장실을 가기 전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는 불안함에 "내 장이 도대체 왜 이럴까"라는 걱정부터 앞서실 겁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내시경이나 정밀 검사를 받아봐도 막상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허무한 답변을 듣기 일쑤죠.
이렇게 검사상 이상은 없지만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며 괴롭힌다면,
가장 먼저 '과민성 장 증후군(IBS)'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증상에 따라 크게 변비형, 설사형으로 나뉘는데, 가장 까다로운 것이 바로 이 두 가지가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혼합형'입니다.

이 혼합형 장 상태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분의 장을 '초보 운전자가 모는 자동차'라고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달려야 할 곳에서는 시속 20km로 거북이 주행을 하며 뒤차를 답답하게 만들다가(변비), 갑자기 천천히 서행해야 할 좁은 골목길에서는 엑셀을 풀로 밟아 통제 불능으로 질주합니다(설사). 브레이크와 엑셀이 동시에 고장 난 채 갈팡질팡하는 자동차, 이것이 바로 혼합형 과민성 장 증후군을 앓고 있는 우리 장의 모습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바로 장의 '운동 조절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장이 너무 느릿하게 움직일 때는 수분을 과하게 흡수해 대변을 딱딱하게 만들고(변비),
반대로 갑자기 너무 빨리 움직일 때는 수분을 흡수할 새도 없이 내보내 버리는 것(설사)이죠.
결국 내 장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길을 잃은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왜 장 리듬이 무너졌을까? 대표적인 3가지 원인
앞서 우리 장을 '초보 운전자'에 비유했다면, 이제는 왜 그 운전자가 핸들을 제대로 못 잡고 있는지 그 배후 세력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멀쩡하던 장 리듬을 망가뜨리는 범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장과 뇌의 비밀 핫라인, '뇌-장 축(Brain-Gut Axis)'의 혼선
우리 장과 뇌는 전용 전화선으로 연결된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관계와 같습니다.
상사(뇌)가 스트레스를 받아 소리를 지르면, 부하(장)는 너무 긴장해서 하던 일을 멈추고 얼어붙거나(변비), 당황해서 서류를 사방에 뿌리며 도망칩니다(설사).
이 전화선에 노이즈가 생기면 장은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을 자극에도 과하게 반응하며 변비 설사 반복의 굴레에 빠지게 됩니다.

2. 장내 생태계의 반란,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
우리 장 속에는 100조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유익균과 유해균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하는데, 가공식품이나 항생제 남용으로 이 균형이 깨지는 것을 '디스바이오시스'라고 합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황폐해지면 장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호 물질(세로토닌 등) 생성이 원활하지 않아 장 리듬이 뒤죽박죽됩니다.
3. '고포드맵(High FODMAP)' 식단과 불규칙한 식사
"건강해지려고 먹은 사과와 생마늘이 내 장에는 독이었다면?"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들에게는 남들에게 몸에 좋다는 식이섬유 가득한 음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가스를 많이 만드는 '고포드맵' 식품은 예민한 장을 팽창시켜 통증을 유발하고, 장 운동을 비정상적으로 자극해 변비 설사 반복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무너진 장 리듬을 되찾는 '황금 생활 수칙'
망가진 장 리듬을 되찾는 과정은 마치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오케스트라를 다시 튜닝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휘자(뇌)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연주자(장 근육)는 너무 서두르거나 쳐지지 않게 박자를 맞춰야 하며, 악기(장내 미생물)는 깨끗하게 닦여 있어야 하죠. 이 세 박자가 맞아야 비로소 평온한 '장내 교향곡'이 연주될 수 있습니다.
1. 장의 과부하를 줄이는 '저포드맵(Low FODMAP) 식단'
예민해진 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극'을 줄이는 것입니다. 장에서 가스를 많이 만드는 고포드맵 식품(사과, 우유, 밀가루, 마늘 등) 대신, 장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저포드맵 식품을 선택해 보세요.

2. 장내 미생물 환경의 재구성
'디스바이오시스(미생물 불균형)'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유익균을 보충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유산균을 먹기보다, 나에게 맞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하고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챙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구분 | 주요 원인 | 관리 방법 및 식단 |
|---|---|---|
| 심리적 요인 | 스트레스 및 뇌-장 축(Brain-Gut Axis) 불균형 | 명상, 복식호흡, 규칙적인 수면 습관 형성 |
| 식습관 요인 | 고포드맵(High FODMAP) 식품 과다 섭취 | 저포드맵 식단 실천 (쌀, 바나나, 베리류, 토마토 등) |
| 미생물 요인 | 장내 미생물 불균형(디스바이오시스) | 발효식품 섭취 및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보충 |

[결론] 내 장의 평화를 위한 꾸준한 관리의 힘
장 건강을 회복하는 것은 단거리 질주가 아니라 '정원을 가꾸는 일'과 같습니다. 하루아침에 잡초를 다 뽑고 꽃을 피울 수는 없지만, 매일 적절한 물(수분)을 주고, 좋은 비료(유익균)를 뿌리며, 유해한 환경(스트레스, 고포드맵)을 차단하다 보면 어느새 장내 생태계는 다시 평화로운 리듬을 찾게 됩니다.
오늘 살펴본 것처럼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현상은 내 장이 보내는 간절한 구조 신호입니다. 당장 눈앞의 증상을 멈추는 약도 필요하지만, 결국 내 장이라는 자동차의 운전 실력을 키워주는 것은 여러분의 꾸준한 생활 습관입니다.
다음 3회차에서는 많은 분이 고통받는 [배는 안 아픈데 왜 빵빵할까? 배에 가스 차는 이유와 즉각 해결법]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장내 평화'를 찾는 그날까지, 여러분의 장 리듬을 응원합니다!
FAQ
- Q1.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것이 암의 신호일 수도 있나요?
- A. 대부분은 과민성 장 증후군이나 식습관 문제이지만, 갑작스러운 변비 설사 반복과 함께 혈변, 체중 감소, 빈혈이 동반된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 Q2. 저포드맵(Low FODMAP) 식단이 왜 도움이 되나요?
- A. 포드맵(FODMAP) 성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가 미생물에 의해 급격히 발효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가스가 발생하고 장을 팽창시키는데, 이를 제한함으로써 예민해진 장의 자극과 통증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 Q3. 유산균은 언제 먹는 게 가장 좋나요?
- A. 위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복 상태나 식사 직전에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문헌>
- Irritable bowel syndrome: Pathogenesis, diagnosis, and therapeutic strategies
- PMID: 31652317 / DOI: 10.3748/wjg.v25.i37.5586
- The Low FODMAP Diet for IBS: A Multicentre UK Study
- PMID: 26303029 / DOI: 10.1016/j.jand.2015.07.017
- Brain-gut axis in the pathogenesis of irritable bowel syndrome
- PMID: 25830154 / DOI: 10.3748/wjg.v21.i11.3196
※ 이 글의 내용은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며,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의와 상담 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 '장(腸) 건강' 5일 시리즈
1회. 정상 배변횟수의 진실? 나만 몰랐던 건강한 화장실 습관 확인하기 ➡️ 2회. 변비 설사 반복, 무너진 장 리듬 되찾는 법과 근본 원인 확인 ➡️ 3회. 배는 안 아픈데 왜 빵빵할까? 배에 가스 차는 이유와 즉각 해결법 ➡️ 4회. 오늘따라 왜 예민할까? 장 면역력 높이는 법과 컨디션 관리 체크 ➡️ 5회. 아침 속이 편안해지는 기적, 장 건강 식단 및 효밀 활용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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