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부민 과대광고 구별법, 이 문구 나오면 거르세요
화면에는 없고, 뒷면에만 있는 것

화면에는 큼직한 숫자가 뜹니다. 90%. 그런데 무엇의 90%인지는 어디에도 없어요.
지난 6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한 사례에서, 제품에 실제로 들어 있던 알부민은 0.495%였습니다.
원료의 순도와 제품 속 함량은 다른 숫자인데, 광고는 그 둘을 구분해 주지 않았죠.
그러니까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기준을 안 밝힌 겁니다. 이게 과대광고가 작동하는 방식이에요.
다행히 이걸 걸러내는 데 전문 지식은 필요 없어요. 광고에서 반복되는 문구 네 가지와, 포장 뒷면에서 볼 항목 세 가지면 됩니다.
💡 먹는 알부민과 주사 알부민이 왜 다른지 궁금하다면 → "대국민 사기"라는 말까지 나온 알부민,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확인은 포장 뒷면에서 끝나요
앞면은 광고고, 뒷면은 신고 내용입니다.
앞면 문구는 마케팅 부서가 씁니다. 반대로 뒷면 표시사항은 담아야 할 항목이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볼 곳은 언제나 뒷면입니다.
1. 식품 유형 - '건강기능식품'인지 '기타가공품' 같은 일반식품인지
2. 인증 마크 - 건강기능식품 도안이 실제로 찍혀 있는지
3. 함량 기준 - 1회 섭취량당 몇 mg인지, 무엇을 기준으로 한 숫자인지
세 항목 모두 앞면에는 잘 안 보이고, 뒷면 표시사항 칸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어요. 매장이라면 상자를 뒤집고, 온라인이라면 상세페이지를 끝까지 내리면 나옵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갈리는 건 첫 단계예요. 먹는 알부민으로 팔리는 제품 상당수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일반식품으로 신고돼 있습니다. 기능성을 인정받은 적이 없다는 뜻이죠.
이 문구가 나오면 한 번 멈추세요

① "알부민 함량 90%"
기준이 빠진 숫자예요. 원료 순도인지, 제품 속 비율인지, 단백질 중 비율인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값이 됩니다. 미국에서 면역 보충제 30개를 성분 분석했더니 17개 제품의 라벨이 실제 성분과 맞지 않았어요.¹⁾
② "○○ 전문의가 설명하는"
출연은 근거가 아니라 비용입니다. 실제로 광고에 나온 의사들이 올해 윤리위원회 소명 절차에 들어갔고요. 흰 가운은 임상시험 결과를 대신하지 못해요. 방송에서 설명한 사람과 제품을 판매한 채널이 다르다는 점도, 광고가 아니라는 근거는 되지 못하고요.
③ "수치가 올라갑니다", "회복을 돕습니다"
일반식품이 하면 안 되는 말이에요. 스페인 라디오 건강보조식품 광고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기능성 문구의 80%가 승인되지 않은 표현이었습니다.²⁾ 규제가 있어도 광고는 그 선을 자주 넘어갑니다.
④ "병원에서 쓰는 그 성분"
의약품을 연상시키는 화법입니다. 일본 신문 광고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예방', '방어' 같은 단어가 이런 방식으로 쓰였어요.³⁾ 이름이 같다고 같은 물건은 아니죠.
| 광고에서 들리는 말 | 뒷면에서 확인할 것 |
|---|---|
| 함량 90% | 1회 섭취량당 실제 mg |
| 전문의 추천 | 기능성 인정 여부 |
| 수치 개선 | 식품 유형 표시 |
| 병원에서 쓰는 성분 | 건강기능식품 마크 |
건강기능식품 도안이 없는 제품은 기능성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나쁜 제품이라는 말이 아니라, 효과를 말할 자격이 없는 제품이라는 뜻이에요.
그래도 사고 싶다면, 이렇게 보세요

단백질 보충제로서의 값어치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어요.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어르신이라면 간편하게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다만 그건 '알부민이라서'가 아니라 '단백질이라서'예요. 이 구분이 서면 광고에 흔들릴 일이 줄어듭니다.
기준은 하나면 충분해요. 1회 섭취량당 단백질 g수를 가격으로 나눠 보는 겁니다. 달걀 한 알이 6g 남짓이니, 계산기 없이도 비교가 됩니다.
이 계산을 해보면 대부분의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값이 몇 배씩 벌어진다면, 그 차액은 성분이 아니라 광고비에 가깝다고 봐도 무리가 없어요.

결국 뒷면 한 장이면 됩니다

광고를 믿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광고가 말하지 않는 자리를 알면, 믿을지 말지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숫자는 기준이 붙어야 정보가 되고, 기준이 빠지면 그냥 인상일 뿐이에요.
그리고 사람이 등장하는 자리는 대개 근거가 얇은 자리입니다.
무엇보다 기능성을 말할 자격은 마크 한 칸으로 갈립니다. 그 칸은 광고가 아니라 심사가 만든 자리예요.
결국 앞면이 아니라 뒷면을 보는 습관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광고에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 믿어도 되나요?
대상자가 누구였는지부터 보세요. 이미 영양이 부족한 환자군에서 나온 결과라면, 건강한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어요.
Q. 해외 직구 제품은 한글 표시사항이 없던데요.
국내 심사를 거치지 않은 제품이라 건강기능식품 마크 자체가 없습니다. 성분과 함량을 판매자 설명에만 의존하게 되는 점을 감안하세요.
Q. 이미 사둔 제품이 일반식품이면 버려야 하나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다만 기대치를 단백질 간식 수준으로 조정하고,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한 번 상의해 보시는 걸 권해요.
※ 이 글의 내용은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며,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의와 상담 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Crawford C, et al. (2022). Analysis of Select Dietary Supplement Products Marketed to Support or Boost the Immune System. JAMA Network Open. PMID: 35947382. DOI: 10.1001/jamanetworkopen.2022.26040
2) Muela-Molina C, et al. (2021). False and misleading health-related claims in food supplements on Spanish radio: an analysis from a European Regulatory Framework. Public Health Nutrition. PMID: 33972003. DOI: 10.1017/S1368980021002007
3) Okuhara T, et al. (2021). Japanese newspaper advertisements for dietary supplements before and after COVID-19: a content analysis. BMJ Open. PMID: 34815281. DOI: 10.1136/bmjopen-2021-05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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