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약 먹었더니 머리카락이? 원형탈모와 뜻밖의 연결고리
관절염 환자들이 먹던 알약이었어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아침마다 삼켜온 알약이 있어요. 그 약을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게 줬더니, 빠졌던 머리카락이 다시 자랐습니다.
하버드 연구진이 주도한 임상 결과가 8월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회지(JAMA Dermatology)에 실렸어요.¹⁾ 하루 한 번 먹는 약을 24주 복용한 뒤, 절반 가까이가 두피 모발의 80% 이상을 되찾았어요.
우연히 얻어걸린 결과는 아니에요. 관절염과 원형탈모가 뿌리를 공유한다는 점에 연구자들이 먼저 눈을 돌린 거였습니다.


관절염 약이 왜 머리카락에 듣나요
원형탈모와 류마티스 관절염이 같은 뿌리를 공유하기 때문이에요. 둘 다 자가면역질환이거든요.
원형탈모는 두피가 약해져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내 면역세포가 모낭을 침입자로 잘못 인식하고 공격하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거예요. 그래서 작은 반점 하나로 끝나기도 하고, 눈썹과 속눈썹까지 번지기도 해요.
이번에 쓰인 우파다시티닙은 야누스키나제(Janus kinase, JAK) 억제제예요. 면역세포끼리 "저기 공격해"라고 주고받는 신호를 중간에서 끊는 약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워요. 그 신호선이 관절에서도, 장에서도, 모낭에서도 비슷하게 쓰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에 이미 사용돼 온 이유죠.
원형탈모는 '두피 문제'가 아니라 '면역 문제'예요. 샴푸나 두피 마사지로 접근하면 방향이 어긋날 수 있어요.

24주 뒤, 숫자는 이렇게 나왔어요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서 진행된 3상 임상 두 건에 12세부터 64세까지 1,399명이 참여했습니다.¹⁾ 시작 시점에 이미 두피 모발의 평균 84%를 잃은 상태였어요.
| 투여군 | 회복 비율 |
|---|---|
| 15mg 복용군 | 44.6~45.2% |
| 30mg 복용군 | 54.3~55.0% |
| 위약군 | 1.5~3.4% |
위약군 숫자를 한 번 더 보세요. 100명 중 두세 명이에요. 같은 기간, 같은 조건에서 저절로 돌아온 사람이 그 정도였다는 뜻입니다.
연구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연구진도 저자로 참여했어요.
이 결과가 유독 주목받은 이유
참가자들이 이미 중증이었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평균 84%가 빠진 상태면, 모자 없이 외출하기 어려운 단계입니다.
그 상태에서 6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가 눈에 띄는 재성장을 보였어요. 논문 대표 저자는 1대1 직접 비교 임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지금까지 평가된 원형탈모 치료 후보 가운데 효과적인 축에 들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12개월 이상 추적한 후속 연구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반응이 올라가는 흐름이 보고됐어요.²⁾


그래도 아직 넘어야 할 선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이거예요. 우파다시티닙은 원형탈모 치료제로 승인된 약이 아닙니다.
기존에 허가받은 질환은 관절염과 염증성 장질환 쪽이에요.
이번 임상은 가능성을 보여준 단계이지, 오늘 병원에 가서 처방받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니에요.
이상반응도 정리해 둘게요. 임상에서 5% 넘게 보고된 건 상기도감염, 여드름, 혈중 크레아틴키나아제 상승, 비인두염이었어요. 중대한 이상반응은 15mg군 1.6%, 30mg군 2.3%로 위약군(0.4%)보다 높았습니다.¹⁾ 실사용 데이터에서는 콜레스테롤 상승과 체중 증가도 관찰됐어요.³⁾
회복 속도와 정도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컸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해요.
JAK 억제제는 면역 신호를 조절하는 약이라 감염·혈액검사 수치 관리가 함께 따라와야 해요. 개인이 판단할 영역이 아니라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원형탈모는 면역이 모낭을 잘못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에요. 두피 관리 문제와는 결이 다릅니다.
- 중증 환자 1,399명이 참여한 3상 임상에서 6개월 뒤 모발 80% 이상 회복 비율이 위약군보다 크게 높게 보고됐어요.
- 다만 국내외에서 원형탈모 적응증으로 승인된 약은 아니고, 이상반응 관리가 함께 필요한 단계예요.
동전만 한 자국을 발견했다면 인터넷에서 약 이름을 찾기보다 피부과 진료가 먼저예요. 원형탈모는 초기에 범위가 좁을수록 선택지가 넓어지는 편이거든요.
결국 원형탈모 치료의 핵심은 두피가 아니라 면역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원형탈모는 저절로 낫기도 하나요?
범위가 좁은 초기 원형탈모는 자연히 회복되는 경우도 있어요. 다만 이번 임상처럼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위약군 회복률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Q. 스트레스가 원형탈모 원인인가요?
스트레스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근본 원인은 면역 반응이에요. 스트레스 관리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어요.
Q. 흔히 말하는 먹는 탈모약과 같은 건가요?
달라요. 남성형 탈모에 쓰이는 약은 호르몬 경로에 작용하고, JAK 억제제는 면역 신호에 작용해요. 원인이 다르니 접근도 다릅니다.
참고문헌
1) Mostaghimi A, Gooderham MJ, Lynde C, et al. (2026). Upadacitinib for Severe Alopecia Areata in Adults and Adolescents: Two Phase 3 UP-AA Randomized Clinical Trials. JAMA Dermatology. PMID: 42584887. DOI: 10.1001/jamadermatol.2026.2853
2) Wang H, Li X, Sun Y, et al. (2026). Long-term efficacy and safety of upadacitinib in the treatment of alopecia areata: A retrospective study.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PMID: 42537850. DOI: 10.1016/j.jaad.2026.07.098
3) Facheris P, Gargiulo L, Ibba L, et al. (2026). JAK Inhibitor Safety in Atopic Dermatitis and Alopecia Areata: A 4.5-Year Real-World Retrospective Cohort Study. Dermatology and Therapy. PMID: 42501252. DOI: 10.1007/s13555-026-01867-y
※ 이 글의 내용은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며,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의와 상담 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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